[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냥 입 딱 닫아버리던데요.”
2024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는 골든포토상을 수상한 김태군(35, KIA 타이거즈)도 참석했다. 김태군은 행사 직전 레드카펫 인터뷰서 웃으며 “다른 상도 기대하고 나왔다”라고 했다.
예상대로 포수 골든글러브는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박동원(LG 트윈스)의 2파전. 결국 강민호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태군은 팀 동료, 타 구단 수상자들을 두루 격려한 뒤 자리를 떠났다. 아무래도 시즌 내내 후배 한준수와 이닝을 나눠 소화하다 보니, 골든글러브 포수 후보에게 필요한 720이닝을 채우기 어려웠다.
그러나 김태군은 이미 올해 KIA의 통합우승포수가 되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본래 수비력은 리그 탑클래스였다. 특히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경기서 17타수 6안타 타율 0.353 1홈런 7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우승의 결정적인 분수령이던 대구 4차전서 결정적인 만루포를 터트렸다. 이 한 방이 한국시리즈 전체 흐름을 KIA로 완전히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태군은 한국시리즈 MVP로 손색없었다. 그러나 시리즈 내내 고감도 타격감(17타수 10안타 타율 0.588 출루율 0.636 2타점 3득점)을 선보인 동료이자 친구 김선빈에게 MVP를 넘겨줬다. 기자단 투표 99표 중 46표를 받아 45표의 김태군을 단 1표 차로 제쳤다.
만약 투표인단 1~2명의 마음이 바뀌었다면 김태군이 MVP를 받을 수도 있었다. 김태군은 김선빈이 선물이라도 해줬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웃더니 “아니오, 그냥 입 딱 닫아버리던데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하고 다음주에 만나기로 해서 한번 기대해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사실 농담이다. 김태군은 “아직 우승의 기쁨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2024년이 아직 안 갔기 때문에 괜찮다. 많이 즐기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마지막 장면은 계속 돌려보고 있다”라고 했다. 1표 차 2위에 대해선 “한 분 누구시죠”라면서도 “이미 지나간 것이다. 괜찮다. 상관 없다. 우승했기 때문에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라고 했다.
1표 차 2위는 괜찮지만, 김선빈에겐 확실하게 부담(?)을 줬다. 김태군은 “2014년 이후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0년만이다. 좋은 분위기를 한번 더 느낄 수 있어서 욕심 난다. 내년엔 이닝을 더 많이 소화하고 싶고, 또 우승하고 싶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