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포스트’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존 헤이먼은 11일(한국시간) 외야수 에스테반 플로리알(27)이 한화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힐튼 아나톨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윈터미팅을 현장에서 취재 중인 MK스포츠 특파원의 확인 결과 현재 계약 합의가 임박한 상태다.
미국과 한국의 보도 이후 한화 관계자도 “영입 후보에 있는 선수가 맞다”며 사실상 플로리알이 영입 대상임을 인정했다. 한화는 계약이 마무리 되면 곧바로 영입 소식을 발표할 계획이다.
우투좌타의 외야수인 플로리알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2020년 빅리그에 데뷔, 5년간 뉴욕 양키스(2020-23)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즈(2024)에서 84경기 출전해 타율 0.192 출루율 0.291 장타율 0.329의 성적을 남겼다. 중견수로 가장 많은 46경기 출전했지만, 좌익수와 우익수도 소화했다.
한때는 양키스가 주목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플로리알은 2015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레벨에선 톱 레벨 유망주였다. 2017년 퓨처스게임에도 출전했고 2018년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프리시즌 리그 유망주 랭킹 38위까지 올랐다.
플로리알은 2019시즌을 앞두고 각종 매체들이 선정한 양키스의 팀 내 유망주 1위에 오르며 빅리그에서도 호타준족의 선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특히 빠른 스피드와 파워, 중견수로서 강력한 어깨를 모두 갖춘 파이브-툴(5-Tool) 플레이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빅리그에서는 기대만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3 3홈런 11타점 2도루 OPS 0.631의 성적에 그쳤다.
마이너리그 레벨에선 뛰어난 성적을 냈다. 플로리알은 마이너리그에서는 9시즌 동안 745경기에 나서 타율 0.266 출루율 0.352 장타율 0.456을 기록했다. 트리플A에서는 4년간 344경기에서 타율 0.257 출루율 0.352 장타율 0.472, 65홈런 196타점 99도루 기록했다.
2023시즌 성적이 가장 좋았다. 양키스 산하 트리플A 스크랜튼/윌크스-배리에서 28개의 아치를 그리며 동시에 25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트리플A 경기 숫자가 빅리그보다 적은 것을 고려하면 25홈런-25도루는 상당한 기록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가디언즈 산하 트리플A 콜럼버스에서 64경기 출전, 타율 0.213 출루율 0.320 장타율 0.371 9홈런 30타점 22도루 기록하는데 그치며 부진했던 플로리알이다. 트리플A 무대와 빅리그에서 모두 정확성에 문제점을 보였다.
하지만 한화는 보다 확실한 호타준족의 외야수를 원했고, 뛰어난 수비력도 갖춘 플로리알을 낙점했다. 실제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루머를 주로 다루는 매체 MLBTR은 “플로리알은 트리플A에서 최근 몇 시즌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바 있다. 2022~2023시즌 202경기서 타율 0.283/출루율 0.374/장타율 0.523이란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면서 “해당 기간 플로리알은 43홈런-64도루를 기록했다. wRC+(파크팩터 반영 조정득점창출력) 127을 기록했다”며 트리플A 무대를 지배했던 플로리알의 성적에 주목했다.
해당 매체는 그러면서 한화가 플로리알이 올해 성적이 아닌 2022~2023년 2시즌간 보였던 모습을 다시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화에게도 간절한 영입이다. 페라자와 같이 기복이 크고 수비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닌 호타준족에 수비력이 뛰어난 외야수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한화는 요나단 페라자가 122경기에서 타율 0.275 출루율 0.364 장타율 0.486 24홈런 70타점 기록했다. 시즌 초반 활약만 놓고보면 올 시즌 최고 외인 타자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페라자였다.
실제 페라자는 3~4월 타율 0.314/9홈런/25타점으로 리그를 폭격한 이후 5월에도 23경기서 타율 0.341/6홈런/17타점의 뛰어난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페라자는 6월부터 월간 타율이 계속 2할 5푼 내외에 그쳤고 장점이었던 장타도 나오지 않았다. 3~5월간 15개의 아치를 쏘아올렸던 페라자는 이후 6월부터 시즌 종료까지 단9개의 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9월 이후에는 타율 0.146/1홈런/5타점의 최악의 부진 속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 편차가 컸는데 사실상 첫 두달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이 낙제점이었다.
동시에 페라자는 수비에서 기여도도 크지 않았다. 애초에 수비가 아닌 타격에 장점이 있던 선수였던 만큼 뛰어난 수비력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현재 한화의 외야 구성에서 뛰어난 주전 외야수가 없다는 점에서 후반기 페라자의 기용은 주전 경쟁력을 더욱 약해지게 하는 약점이 되고 말았다.
더군다나 한화는 올해 중견수로 68경기 출전했던 장진혁까지 KT 위즈의 보상선수(심우준 FA 영입)으로 이적하면서 외야 공백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런 공백을 플로리알이 잘 메워준다면 공격력과 외야를 모두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기대할 수 있다.
추가로 한화의 입장에서 플로리알 영입은 기동력 강화도 기대해볼만한 자원이다. 2020 스카우팅 리포트상 평가에서도 플로리알은 어깨와 주력 부분에서 모두 65점이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당 리포트는 20-80의 스케일을 정해서 50점을 중간값으로 잡고 평가한다. 60점 이상은 플러스 등급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A급에 해당하는 주전선수들의 능력치를 매기는 수준이다. 그런면에서 65점인 플로리알의 주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수준인 셈이다.
김경문 감독이 시즌 도중 부임한 이후 기동력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올 시즌 한화의 팀내 최다 도루 1위는 KT로 이적한 장진혁의 14개에 불과했다. 낙제점 수준의 기동력에 발야구를 통한 작전야구를 선호하는 김경문 감독의 색깔도 드러나지 못했다. 플로리알은 그런 점에서 누상에서도 상대를 흔드는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수년째 특급 외야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의 입장에서 플로리알의 합류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고의 유망주에서 실패한 메이저리거로 몰락한 플로리알이 한화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