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는 2025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안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LG는 장현식을 영입해 약점인 불펜을 보강했다. KIA의 필승계투요원을 데려오기 위해 중간계투로는 유례 없는 4년 52억원 전액 보장의 조건까지 걸며 승부했다.
역시 장현식 영입 경쟁에 참여했고 더 높은 총액을 제시했지만 LG에 내준 삼성은 눈길을 돌려 선발 투수 최원태를 영입했다. LG가 소극적으로 대하던 최원태를 4년 최대 70억원에 계약해 탄탄한 국내 선발진을 구축했다. 그 보상선수로 LG가 누굴 찍을지에 시선이 쏠리고, 삼성은 불펜 보강을 위해 추가 영입 가능성을 남겨놓는 등 내년을 향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LG와 삼성은 올해 우승 팀 KIA를 괴롭힌 주인공이다. 번갈아 2위로서 KIA를 위협했지만 넘어서지 못한 한을 스토브리그에서 풀고 있다. 내년에는 반드시 정상에 도전해보겠다는 다짐을 다양한 방식으로 스토브리그 내내 드러내고 있다.
우승 팀 KIA는 잠잠하다. 전력을 보강하기보다 장현식을 내줬으니 ‘마이너스’다. FA 시장에 참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KIA 역시 FA 개장 이후 한 달 동안 중간계투와 선발까지, 외부 영입을 통한 마운드 보강을 시도했다. 그러나 터무니 없는 ‘거품가’에 선을 그었다. 우승에 공헌한 내부 FA 장현식과 협상에서도 타 팀에 내줄지언정 적정선을 지키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KIA는 내년 핵심 선수들과 계약기간이 종료되고 신규 내부 FA도 줄을 잇는 상황이라 매우 신중하게 이번 스토브리그를 치르고 있다. 현재 전력상 영입을 타진할만한 선수가 일부 있었지만 ‘적정가’에 영입할 수 있는 환경은 여러모로 되지 않자 KIA는 냉정하게 접었다. FA 20명 중 주요 선수들의 계약은 이미 끝난 상황, KIA도 내부 FA인 임기영·서건창과 협상 정도만 이어가고 있다.
KIA의 시선은 완전히 외국인 선수 업그레이드에 고정돼 있다. 장현식이 이탈했지만 기존 선발 투수 김도현, 황동하 중 한 명이 그 자리는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소한 올해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외국인 선수만 잘 뽑아도 ‘플러스’로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IA는 올해도 사실상 외국인 투수 한 자리는 실패했다. 제임스 네일이 149.1이닝을 던지고 12승(5패)을 거두며 평균자책 1위(2.53)를 기록, KIA 외인 투수로는 4년 만에 규정이닝을 채웠지만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는 부상과 부진으로 3명이나 거쳐갔다.
우선 순위를 정한 듯 네일부터 잔류시키는 데 성공한 KIA는 그 투수 한 자리 영입에 올인하고 있다. 네일과 함께 시즌 마지막까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구위형 투수를 신중하게 찾아왔다. 현재 거의 협상 후반 단계로 다음주, 빠르면 주말 안에 결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KIA는 내년 전반기에 이의리가 던질 수 없지만 양현종과 윤영철, 황동하에 신인 김태형도 선발 후보로 보고 마운드를 짜고 있다. 양현종 외에 젊은 투수들이 축이더라도 외국인 선발 듀오만 확실하면 강한 마운드를 끌어갈 수 있다는 계산에 외국인 투수 결정에 전보다 더 공을 들이고 있다. 메디컬테스트도 매우 신중하게 할 계획이다.
외국인 타자에 있어 소크라테스 재계약보다 교체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도 같은 이유다.
소크라테스는 기록상 매우 훌륭하지만 ‘슬로우스타터’라 올해도 시즌 초반을 불안하게 끌고 갔다. 올해도 최형우, 나성범까지 20홈런 타자는 여럿이었던 KIA는 김도영과 함께 30홈런을 쳐줄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원하고 있다. KIA 타선은 올해 매우 강했지만 외인 타자의 장타력이 업그레이드 된다면 그것만으로 전력 보강 효과를 사실상 배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KIA는 현재 외국인 타자도 리스트를 추려놓고 작업 중에 있다. 투수 영입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KIA는 교체를 하든 결과적으로 소크라테스와 재계약을 하든 외국인 타자 계약도 올해가 가기 전에는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