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선수 오승환’ 어깨 더 무거워졌다

입력
2024.12.10 09:42
자존심 지켜준 구단에 내년 성적으로 보답해야



지난 6일 삼성이 자유계약선수(FA) 최원태를 영입하면서 삼성 베테랑 오승환이 FA 계약 당사자만큼의 관심을 받았다.

최원태는 FA A등급으로 보호 선수 20인 외 1명과 최원태의 올시즌 연봉의 200%를 원소속팀 LG에게 내줘야한다. 때문에 보호 선수 명단이 꾸려지기 전부터 오승환의 포함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오승환이 시즌 막판 팀 내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오승환이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고, 제외된다면 LG가 선택할 지 여부에 대한 전망까지 나왔다. LG는 유영찬이 수술로 이탈해 뒷문 고민이 있다. 그러나 삼성은 “우리는 오승환을 제외하지 않는다. 팀의 상징적인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못을 박았다.

삼성이 이례적으로 보호선수 포함 여부를 공표하면서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들에서 오승환의 입지가 얼마나 좁아졌는지를 엿볼 수 있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해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된 오승환은 2013시즌을 마치고 일본프로야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2020시즌을 앞두고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삼성의 2010년대 초반 왕조 시절을 이끌었고 국제 무대에서도 활약했던 오승환이었지만 흘러간 세월은 잡을 수 없었다.

2022시즌에도 31세이브, 지난해에도 30세이브를 올리면서 3시즌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FA 계약으로 이적한 김재윤과 스프링캠프에서 마무리 투수 자리를 놓고 겨뤘고 실력으로 이겨냈다. 그리고 전반기 37경기 24세이브 평균자책 3.79로 팀의 선두권 싸움에 기여했다.

하지만 중후반부 들어서는 점차 들쑥날쑥했다. 8월에는 7경기 1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 10.50에 그쳤다. 급기야 8월 중순에는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오승환으로서는 좁아진 입지를 스스로 다시 넓히는 수밖에 없다.

오승환은 2022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을 때 2년 계약으로 삼성에 잔류했다.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4억+8억) 등 옵션 없이 총액 22억원의 조건이었다.

나이가 적지 않았던 오승환이었기에 2년 계약은 2년 뒤 은퇴를 암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다. 하지만 오승환에게 2년 계약은 단순히 FA 계약 기간일 뿐이었다. 그의 입에서 은퇴 시기에 대해 명확하게 나온 적은 한 번도 없다.

오승환은 자기 관리가 뛰어난 선수로 유명하다. 그는 언제나 “나는 나이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자신있게 이야기하려면 스스로 보여줘야한다”고 말하곤 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합류하지 못했던 오승환은 빠르게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그 어느때보다도 더 몸을 잘 만들어야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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