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대신 태극마크 달았던 '국대 외야수' 김성윤, '오승환 묶는' 20인 보호선수 명단서 풀리나...삼성의 깊어지는 고민

입력
2024.12.09 14:33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A등급 FA' 최원태(27)를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명'이라는 한정된 보호 선수 명단에 핵심 선수들을 넣다 보면 눈물을 머금고 풀어야 할 아까운 자원이 반드시 생긴다. '국가대표 출신' 외야수 김성윤(25)도 그 후보가 될 수 있다.

삼성은 지난 6일 'FA 투수 최대어' 최원태와 4년 최대 70억 원(계약금 24억 원, 연봉 합계 34억 원, 인센티브 합계 12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A등급인 최원태를 영입한 삼성은 규정에 따라 LG에 전해 연봉(4억 원)의 200%(8억 원)와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 또는 전해 연봉의 300%(12억 원)를 보상해야 한다. LG는 보상선수가 포함된 전자를 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FA 계약 체결 소식이 발표된 후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끝판대장' 오승환(42)의 보호선수 명단 포함 여부였다. 유망주들을 지키기 위해 명단을 짜다 보면 오승환이 20인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서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SSG 랜더스 김강민이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입은 전례가 있기에 삼성 입장에서도 설마 구단 레전드를 지명하겠냐는 안일한 생각으로 오승환을 풀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삼성 구단은 오승환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혔다. 따라서 나머지 19명을 어떤 선수로 꾸려야 할지 더욱 고민이 깊어졌다.

지난 한국시리즈 최종 엔트리와 삼성이 공들여 육성 중인 유망주들을 고려하면 포수 2명(강민호, 이병헌), 투수 11명(원태인, 좌완 이승현, 오승환, 김재윤, 임창민, 김태훈, 최지광, 김윤수, 황동재, 이호성, 육선엽), 내야수 2명(이재현, 김영웅), 외야수 4명(구자욱, 김지찬, 이성규, 윤정빈) 등 19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예상해 볼 수 있다.

20번째 자리를 두고 베테랑 거포 박병호와 좌완 백정현, 우완 불펜 이승현, 한때 11승을 거뒀던 1차 지명 출신 좌완 최채흥, 그리고 외야수 김성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포항제철고를 졸업하고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9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성윤은 2022년까지 대수비, 대주자로 1군서 110경기를 소화한 백업 선수였다. 그는 데뷔 7년 차였던 지난해 101경기 타율 0.314(245타수 77안타) 2홈런 28타점 20도루 OPS 0.758을 기록하며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특히 7월(7경기 타율 0.409 1홈런 7타점 3도루 OPS 1.083)과 8월(타율 0.397 1홈런 9타점 6도루 OPS 0.925) 절정의 타격감을 뽐낸 김성윤은 부상으로 빠진 이정후의 대체 선수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합류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렸다.



주전 도약,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발탁과 금메달 획득, 생애 첫 억대 연봉 진입(1억 원)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성윤은 2024년도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지난 3월 열린 LA 다저스와의 평가전에서 '팀 코리아' 멤버로 나서 바비 밀러의 시속 99.1마일(약 159.5km)을 밀어 쳐 안타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하지만 평가전의 타격감이 리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시범경기서 타율 0.111(18타수 2안타)로 부진했던 김성윤은 정규시즌 5월 초까지 1할대 타율에 허덕였다. 설상가상으로 5월 14일 인천 SSG전에서 5회 수비 때 최정의 타구를 잡던 중 무릎 인대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삼성 구단은 회복까지 2~3개월을 전망했지만, 김성윤은 시즌이 거의 다 끝난 9월 말에야 1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정규시즌을 32경기 타율 0.243(74타수 18안타) 6타점 3도루 OPS 0.623의 성적으로 마감한 김성윤은 가을야구 엔트리 합류에 성공했으나, 플레이오프서 4경기 3타수 1안타 1타점,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 2타수 무안타의 아쉬운 결과로 2024시즌을 마쳤다.

2023년 어렵게 주전급으로 도약한 김성윤은 한 시즌 만에 다시 백업으로 밀려났다. 현재 삼성의 외야는 구자욱, 김지찬이라는 확실한 주전급 선수가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한자리는 올 시즌 22홈런을 터뜨린 이성규, 3할대 타율(0.302)을 기록하며 부활한 김헌곤, 거포 잠재력을 드러낸 윤정빈 등이 포지션 경쟁에서 김성윤보다 앞서 있다. 그나마 김현준의 입대로 경쟁자가 한 명 줄어들었으나 김성윤이 삼성 외야에서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보상선수를 지명할 LG는 투수 보강이 필요하다. 좌완 불펜 함덕주에 이어 마무리 유영찬까지 수술을 받아 2025시즌 초반 공백이 예상된다. LG의 상황을 고려해 삼성이 투수 위주로 보호선수 명단을 꾸린다면 김성윤이 20인 외 선수로 풀릴 가능성이 있다. 염경엽 감독이 추구하는 '뛰는 야구'에 어울리는 도루 능력, 잠실 외야에 적합한 넓은 수비 범위와 강견을 갖췄다는 점은 LG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삼성은 보상선수 출혈을 감수하고 'A등급 FA' 최원태를 영입해 리그 정상급 선발진을 구성, 2025시즌 우승 도전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과연 전력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떻게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꾸릴지 삼성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OSEN, 뉴스1, 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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