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솔(27)은 2024시즌 SSG 불펜의 ‘왼손 투수’ 가운데 가장 긴 이닝을 책임졌다. 69경기(59.1이닝) 2승1패 3홀드 평균자책 5.01을 기록했다. 냉정하게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베테랑 고효준 등 다른 좌완들이 부진하며 한두솔은 SSG 불펜의 거의 유일한 왼손 투수로 한 시즌을 완주했다.
한두솔은 힘든 과정을 거쳐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201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방한 뒤 일본 오샤이 리세이샤 의료 스포츠 전문학교로 진학해 사회인 야구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18년 KT의 육성 선수로 프로의 꿈을 이뤘으나 한 시즌 만에 방출됐고, 군 복무를 마친 2021년 테스트를 거쳐 SSG에 입단했다.
한두솔은 2022년 퓨처스(2군)리그에서 28경기 평균자책 1.74, 2023년 40경기 평균자책 2.72를 기록하며 기량을 갈고닦았다. 특히 빠른 공 최고 구속이 시속 150㎞까지 찍히며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전까지 1군에선 9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해는 2군이 아닌 1군에서 성적을 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시점이었다. 이번 시즌 새롭게 SSG의 지휘봉을 잡은 이숭용 SSG 감독은 “피드백을 주면 바로 고친다. 부족한 게 보이면 연습을 통해 보완한다”며 “야구장에 늘 먼저 나온다. 이뤄내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두솔의 의지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한두솔은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하며 1군에서 살아남았다. 20대 후반을 향해 가는 선수인 만큼 ‘유망주’라는 표현이 어울리진 않지만, SSG가 올시즌 발굴한 ‘새 얼굴’ 중 한 명이다. 한두솔도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2025시즌에도 1군에서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시즌 SSG 필승조는 김민, 노경은, 조병현이 뼈대를 이룰 전망이다. 2023년 세이브왕 서진용, 프로 3년 차를 맞는 이로운 등도 필승조 후보다. 추가로 SSG는 한두솔을 포함한 왼손 투수들이 내년에 더 두각을 나타내길 바란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투수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전 마무리 보직도 맡아본 적 있는 김택형이다. 올시즌 도중 상무에서 전역해 6경기 1패 평균자책 9.00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SS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22시즌엔 64경기 3승5패 17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 4.92의 성적을 거둬 보탬이 됐다.
2001년생 신예 박시후는 최근까지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유망주 캠프에서 가장 돋보였던 좌완이다. 올시즌에도 11경기에 구원 등판해 1군 경험을 쌓았다. 이 감독은 박시후에 대해 “자신감 있는 피칭을 보여줬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선발 경쟁도 염두에 두고 있는 자원이다. SSG가 2025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18순위)에서 뽑은 신지환도 내년 1군 마운드에서 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