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태인(24)은 2024시즌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5승6패 평균자책 3.66을 기록하며 다승 부문 1위를 기록했다. 2019년 삼성에 지명 돼 프로 무대에 데뷔한 후 따낸 첫 타이틀이다. 평균자책 부문에서도 국내 선수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커리어하이 성적이 2021년 기록했던 26경기 14승7패 평균자책 3.06이었던 원태인은 다시 한번 자기 자신을 넘어섰다. 올해는 평균자책이 3점 후반대였지만 올시즌이 타고투저의 양상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다.
게다가 원태인의 성적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하는 가운데에서도 나온 것이라는 점이 더 의미가 크다.
이른바 ‘라팍’이라 불리는 삼성의 홈구장은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유명하다. KBO리그 야구장 중 가장 많은 홈런인 216홈런이 나왔다.
원태인은 홈구장에서 15경기 10승2패 평균자책 3.65를 기록했다. 라팍에서 맞은 홈런이 11개였는데 경기당 0.7개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즌 전체 피홈런 개수는 17개로 평균자책 부문에서 원태인보다 순위가 높았던 삼성 코너 시볼드(21개), 키움 아리엘 후라도(19개), 롯데 찰리 반즈(18개) 보다 피홈런 개수가 적다.
여러모로 원태인은 국내에서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또한 다음 시즌에는 더 성장해야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국내 무대 뿐만이 아닌 더 큰 곳으로 뻗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평소 일본 진출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곤 했다. 보통 KBO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하는 선수들은 미국 무대를 바라보곤 하는데 원태인은 조금 눈을 돌려 일본 진출에 대한 욕심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곤 했다.
원태인의 꿈이 조금 더 커진 건 올해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에 참가한 뒤부터다. 샌디에이고와의 연습경기에서 매니 마차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LA 다저스 타일러 글래스노우에게서 커브도 배웠다. 그는 “시야도 커지고 야구를 생각하는 것에 대해 모든게 바뀌었다”라고 했다.
원태인은 2025시즌 프로 데뷔 후 7년차를 맞이한다. KBO리그에서는 7시즌 동안 1군 등록 일수를 채우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서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할 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 내야수 김하성도 2020시즌 프로 데뷔 후 7년째를 채운 뒤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로 진출한 이정후도 2023시즌이 프로 데뷔 후 7번째로 맞이하는 시즌이었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을 할 경우에는 구단의 허락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비시즌 동안 구단의 허락이 떨어진 뒤 1년 동안 진출을 위한 준비에 돌입하는 과정을 거치는게 ‘정석’처럼 굳어지고 있다. 김혜성도 2024시즌 개막 전에 구단의 승인이 나 미국 진출을 향해 본격적인 행보를 걸어갔다.
원태인 같은 경우에는 당장 구단과 협상 과정까지 밟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량만 갖추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원태인이 더 큰 무대로 뻗어가려면 올시즌 보여준 활약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올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도 풀어야한다. 여러모로 다음 시즌 준비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진다.
삼성 역시 원태인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고려한 대비가 필요할 수 있다. 소속팀 선수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자리를 대체할 후보군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좌완 이승현, 황동재, 이승민 등 선발 후보군들의 성장할 때까지 인내하거나 외부 자원 충원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