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43) KIA 타이거즈 감독이 3일 열린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이범호 감독은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아직도 감독이라는 자리가 어색하다. 올 시즌 저를 감독으로 뽑아주신 최준영 사장님과 심재학 단장님께 감사하다"라며 "우리 선수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시상식 무대에서 '올 시즌 가장 고마운 선수와 가장 미안한 선수를 뽑아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우승 사령탑은 김도영(21)을 가장 고마운 선수로 꼽았다. 그는 "올 시즌 김도영의 한 해였다. (입단 3년 차) 어린 선수가 솔직히 이렇게 크게 성장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도영은 올해 정규시즌 141경기에 출전, 타율 0.347(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를 기록했다. KIA의 중심타선을 맡아 새 바람을 일으켰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이만큼 성장함으로써 타이거즈에 변화가 일어났다. 정말 고맙다"라고 했다.
이어 이 감독은 "고참 선수에게는 충분히 휴식을 주지 못하고 계속 경기에 내보내 미안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범호 감독은 타격코치를 맡고 있던 지난 2월 중순 호주 스프링캠프 도중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됐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한 그는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며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KBO리그 사상 첫 1980년대생 사령탑' 이범호 감독은 선동열(2005년)-류중일(2011년)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부임 첫 시즌에 통합 우승을 이뤘다. 또한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에서 뛴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든 사령탑이 됐다.
이범호 감독은 주축 투수의 연이은 부상 악재에도 순리대로 팀을 운영하며 팀을 정규시즌 1위에 올려놨다. 김도영과 나성범, 박찬호, 소크라테스 브리토 등 주축 선수들이 안이한 플레이를 할 땐 '문책성 교체'도 했다. 승리 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겨 놓은 양현종을 교체하는 승부사 기질도 선보였다. 이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당혹감을 드러냈던 양현종을 뒤에서 껴안았다. 그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범호 감독은 "아직 모자란 리더십을 가진 감독이다. 9개 구단 감독님들의 장점을 계속 배우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겸손해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