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천, 김근한 기자) '오재원 수면제 대리 처방' 족쇄가 드디어 풀렸다. 대리 처방 관련 KBO 공식 징계를 받은 두산 베어스 선수 7명이 본격적으로 이천 마무리 훈련에 합류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해당 선수들의 복귀를 반겼다.
두산은 지난 1일부터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6일 훈련 두 번째 턴 첫날 오랜 기간 1군에서 볼 수 없었던 이름들이 배팅 로테이션 명단에 포함됐다.
바로 내야수 김민혁, 박계범, 박지훈, 외야수 김인태의 이름이었다. 투수 훈련 명단엔 이승진과 제환유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앞선 7명과 포수 안승한은 모두 마약 수수 및 대리 처방 의혹 중심에 선 오재원과 연계됐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오재원은 지난 2021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현역 야구선수 포함 지인 총 14명으로부터 총 86회에 걸쳐 의료용 마약류인 수면제 합계 2365정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전달한 14명 가운데 2명은 약식 기소 결론이 나왔다. 나머지 12명은 기소 유예 처리됐다. 비교적 죄질이 중하지 않은 3명은 보호관찰소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9명은 교육조건부 기소유예했다. 검찰은 범행 경위와 교부량·자수 여부·반성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상벌위원회는 오재원이 후배 선수들에게 욕설과 강압으로 수면제 처방을 요구한 점을 고려해 사회봉사 80시간 제재 결론을 내렸다.
KBO는 "선수들이 선배 선수의 강압과 협박에 의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구단의 조치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이 제재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선수들 가운데 포수 안승한은 현역 은퇴를 결정하고 구단 전력 분석 파트에서 제2의 야구 인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안승한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 7명은 지난 1일부터 순차적으로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6일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 훈련에 임하기 시작했다.
이승엽 감독은 6일 취재진과 만나 "아무래도 올 시즌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추가 징계를 피하면서 내년 시즌 복귀가 가능해진 점이 긍정적이다. 팀에 필요한 전력이었기에 상당한 손실이 나왔던 건 사실이다. 내년부터 해당 선수들이 합류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면 좋겠다. 지금까지 쌓은 걱정을 모두 털어버리고 올해 못했던 야구를 마음껏 펼치도록 돕겠다"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해당 선수들에게 격려 메시지도 보냈다. 이 감독은 "정말 고생했고 이제 잘해야 한다는 얘길 전했다. 제대로 말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었겠나. 가장인 선수도 있었으니까 진짜 힘들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그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주는 건 없다. 기회는 모두에게 평등하게 돌아갈 거다. 실전 감각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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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