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전 프로야구선수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 처방 의혹과 관련됐던 두산 베어스 선수 8명에 대해 사회봉사 징계를 내렸다.
KBO는 4일 KBO 컨퍼런스룸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투수 이승진, 제환유, 포수 안승한, 장승현, 내야수 김민혁, 박계범, 박지훈, 외야수 김인태까지 총 8명에 대해 심의했다. 이들은 소속팀 선배였던 오재원의 강압에 의해 병원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대리 처방 받아 전달했다.
오재원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지난 4월 17일 검찰에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7월 26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특히 오재원은 지난 2021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현역 야구선수를 포함해 지인 14명으로부터 총 86회에 걸쳐 의료용 마약류인 스틸녹스, 자낙스 2365정을 처방받게 한 뒤 수수한 혐의도 알려졌다. 그가 현역 시절 소속팀 후배들을 협박해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야구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오재원에 관한 소식을 접한 두산 구단은 3월 말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8명의 선수가 수면제를 대리 처방 받아 오재원에게 건넨 사실을 4월 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수면제 대리 처방에 연루된 선수들은 검찰의 최종 처분을 기다려야 했던 만큼 1군은 물론이고 2군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1군과 2군 경기에서 선수들을 활용하지 못하면서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검찰은 오재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후배들, 또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들에게 수면제 처방을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일부 후배들에게 욕설과 협박을 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8명 중에서 1명을 약식 기소 처리했고, 나머지 7명은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대리 처방에 연루된 8명 KBO의 모두 징계를 피할 수 없었지만, KBO 상벌위원회는 선수들의 상황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8명의 선수 전원에게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사회봉사 80시간을 제재했다. 출장정지 등 중징계는 없었다.
상벌위는 8명의 선수가 선배 선수의 강압과 협박에 의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또한 구단의 조치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이 제재를 결정했다.
한편 KBO는 "KBO리그에 소속된 선수들 전원을 대상으로 약물 처방에 대한 관련한 철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구단의 선수 처방 내역 관리 등을 강화해, 재발 방지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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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