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LG도 가을비는 아픔이었네

입력
2024.10.16 06:30


역대 ‘PS 우천 순연’

6차례씩 최다 기록

‘최동원 신화 들러리’ 등

삼성 전패 악몽

4승2패 LG는 두산에

‘KS 역전패’ 상처

삼성과 LG는 유독 포스트시즌(PS) 비와 인연이 깊었다. 14일 우천 순연된 플레이오프(PO) 2차전 경기 이전에도 나란히 6차례나 PS 우천 순연을 경험했다. KBO 10개 구단을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과거 우천 순연 후 다시 나선 PS 6경기에서 삼성은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모두 졌다. 기묘하다면 기묘한 악연이다.

악연은 시작부터 드라마틱했다. 삼성을 꺾고 롯데가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차지했던 1984년, 최동원의 ‘나 홀로 4승’은 비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최동원은 5차전 8이닝을 던졌고 이튿날 6차전 5이닝을 던졌다. 7차전도 예정대로 바로 다음날 열렸다면 아무리 최동원이라도 등판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7차전이 비로 하루 연기되면서, 기적처럼 최동원이 7차전 마운드에도 오를 수 있었다.

1998년 플레이오프는 올해처럼 삼성과 LG의 매치업이었다. 1차전, 4회까지 삼성이 3-4로 지고 있던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다소 삼성 쪽으로 운이 따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삼성은 다음날 다시 얻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노게임 이후 다시 열린 1차전에서 역시 패한 것이다.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LG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내줬다.

2001년 한국시리즈는 1984년 한국시리즈만큼 뼈아팠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이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까지 체력을 다 소진하고 올라온 두산을 만났다. 전력과 체력 모두 앞섰던 삼성이 1차전을 따내며 드디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는 듯했다.

그러나 2차전이 비로 하루 밀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소나마 체력을 회복했고, 침체한 사기까지 수습한 두산이 반격에 나섰다. 삼성은 다시 열린 2차전을 내줬고, 3차전과 4차전 그리고 6차전까지 패하며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2차전 비가 아니었다면 시리즈 결과는 달랐을지 모른다.

삼성은 이외에도 1986년 플레이오프, 2006년 한국시리즈, 2012년 한국시리즈 때 우천순연 후 열린 경기에서 모두 졌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이때는 경기는 내줬어도 시리즈 최종 승리는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LG의 우천순연 후 열린 PS 경기 전적은 나쁘지 않다. 과거 6차례 경기에서 4승 2패를 기록했다. 1994년 한국시리즈 3차전이 비로 연기됐지만, 이튿날 다시 열린 경기에서 5-4 승리를 기록했다. LG는 이 경기를 포함해 한국시리즈 4전 전승으로 창단 후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가장 최근 사례인 2020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도 비로 하루 밀린 1차전을 따내며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물론 LG라고 기분 좋은 기억만 있는 건 아니다. 2000년 한국시리즈가 그랬다. 3차전까지 LG는 두산 상대로 2승 1패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4차전이 비로 밀리면서 두산에 재정비할 여지를 줬다. 이후 다시 열린 4차전부터 3경기를 내리 패하며 우승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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