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최하위 탈출 노리는 영웅들의 야구… 낭만 가득한 키움, 누구도 얕볼 수 없다

입력
2024.07.01 07:00
수정
2024.07.01 07:00
키움 선수단이 경기 전 한 데 모여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찬란한 내일을 위해.’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지는 프로야구의 순위표는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상상을 주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잔인하다. 2024시즌 최하위로 몰린 키움이 그렇다. 초반 반짝 연승 행진으로 2위까지 올랐던 순간을 뒤로 하고 내리막길을 탔다. 익숙해진 패배 속 6월 내내 꼴찌 꼬리표를 달고 경기에 임했다. 역경의 연속, 하지만 키움에는 아직 빛나려는 영웅들이 있다. 그들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며 ‘탈꼴찌’ 희망을 불태운다.

◆최고의 원투펀치

키움 외인 원투펀치를 구성한 아리엘 후라도(왼쪽)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키움은 최강의 외인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이다. KBO 2년 차를 맞은 ‘파나마 특급’ 아리엘 후라도 그리고 키움 스카우트의 안목을 또다시 증명하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앙상블이 대단하다.

후라도는 지난해 최하위 팀 성적에 활약이 가려진 대표적인 사례다. 이닝 3위(183⅔이닝), 평균자책점 4위(2.65), 탈삼진 6위(147개)의 꾸준한 활약을 남겼다. 경기당 평균 6이닝을 넘는 이닝 소화력이 특히 빛났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잠시 헤맸던 초반을 건너 완벽히 제 모습을 찾았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2회로 공동 1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5회로 공동 2위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와중에 8승, 평균자책점 3.39까지 빚어낸다.

헤이수스도 뒤지지 않는다. 150㎞를 넘는 강한 패스트볼이 주무기지만, 부족한 제구력에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2경기뿐인 빅리그 경험에 큰 주목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그의 존재감은 매우 짙다. 시즌 9승으로 다승 단독 1위다. 9이닝당 9.26개의 탈삼진을 뽑는 동안 볼넷은 2.46개 수준. 리그 최상위급 제구는 아니지만, 일품인 탈삼진 능력으로 단점을 메운다. 후라도의 뒤를 이어 QS도 11번이나 수놓았다.

◆폭발하는 타선

키움 로니 도슨(오른쪽)이 득점에 성공한 후 송성문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타선에도 영웅들이 즐비하다. 외인 3인방 마지막 주자 로니 도슨은 올 시즌 최고의 히트작이다. 시즌 타율이 무려 0.368(302타수 111안타)로 전체 1위다. 출루율 0.430, 장타율 0.573을 더한 OPS도 1.003으로 전체 3위다.

지난해 7월 8만5000달러(약 1억1700만원)에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그는 60만달러(약 8억2900만원)에 재계약했다. 상승률은 높지만, 올해 외인 중 최저 금액에 불과한 수준. 하지만 활약상은 1위에 둬도 손색없다. ‘가성비 최고’ 타이틀이 절로 따라다닌다.

키움 김혜성(왼쪽)과 송성문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신구 캡틴 듀오’의 활약도 백미다. 지난달 4일까지 주장직을 맡은 김혜성은 유니폼의 캡틴 마크를 송성문에게 넘겼다. 그리고는 둘 다 사이좋게 폭발하며 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천명한 김혜성은 부담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특히 6월 타율 1위로 빛나는 0.452(84타수 39안타) 성적표와 함께 시즌 타격왕 레이스에서도 타율 0.349로 4위를 질주한다.

바통을 받은 송성문도 마찬가지다. 6월 타율 0.404(99타수 40안타)와 함께 타점 21개를 쓸어 담았다. 득점권 안타만 16개를 생산하며 완벽한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한 걸음씩

속도를 높일 일만 남았다. 핵심 멤버들의 분전에도 월간 성적이 11승 13패에 그친 점은 아쉽다. 다만 마지막 8경기에서 6승2패를 질주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한 달의 문을 닫은 것은 고무적이다.

9위 KT와는 2경기, 8위 한화는 2.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언제 따라잡아도 이상하지 않은 격차, 영웅들의 역습을 주목해야 한다.

키움 선수단이 경기 전 한 데 모여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2)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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