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의 스타' 윤이나 복귀부터 역대급 다승왕 대결까지 [2024 연말결산]

입력
2024.12.23 07:30
수정
2024.12.23 07:30
윤이나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2024시즌을 성료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한 해는 그 어느때보다 화력이 높았다.

KLPGA투어는 지난 달 10일 시즌 마지막 투어인 'SK텔레콤 · SK쉴더스 챔피언십 2024'을 끝으로 장장 8개월 간의 대장정을 종료했다.

총 31개 대회가 펼쳐졌고 3승 이상을 거둔 선수가 무려 5명. 이예원, 박지영, 박현경, 배소현, 마다솜이 신기록의 주연이 됐다. 다승왕의 해였다. 그간 유례가 없었던 사례이며 동시에 선수들의 경쟁이 매우 뜨거웠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여기에 논란의 화두에 오른 윤이나가 징계 처분 후 1년 6개월만에 투어에 컴백했다. 사실상 2024시즌은 윤이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아온 윤이나는 단번에 골프판의 이슈 터줏대감으로 눌러앉아 그간 눌러왔던 어마어마한 장타력과 화제력을 폭발시켰다. 긍정적인 화제성이나, 부정적인 화제성이나 모두 그의 뒤를 따라다녔다. 윤이나는 그야말로 '빛과 어둠의 스타'였다.윤이나

- '오구플레이' 윤이나 돌아오다

지난 2022년 KLPGA판은 큰 논란을 맞이했다. 호쾌한 장타자로 향후 유망주로 꼽혔던 걸출한 신인 윤이나의 어떤 '사건' 때문이었다. 윤이나는 지난 2022년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것이 아닌 볼로 플레이를 했고, 한 달여 시간이 흐른 후 대한골프협회(KGA)에 규칙 위반 사항을 신고했다.

문제는 해당 볼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곧장 부정을 바로 잡지 않았던 것이었다. 잠자코 있었던 윤이나는 다음 대회인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대회 1라운드를 진행하던 도중 뒤늦게 자진신고를 했다.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에 당시 대회 주관사인 KGA가 먼저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고, KLPGA도 물의를 일으킨 회원에 대해 같은 징계를 결정했다.

윤이나는 한동안 한국프로무대에서 자취를 감추고 자숙에 들어갔다. 그러나 KGA는 지난해 9월 윤이나에 대해 출전 정지 기간을 3년에서 1년 6개월로 감경 조치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설왕설래가 오갔다. 팬들은 윤이나의 이른 컴백을 반겼지만, 협회 소속의 타 프로선수들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부분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사회 처분 결과 윤이나의 이른 복귀는 이미 확정됐고, 올해 4월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을 복귀전으로 삼아 마침내 팬들 앞에 돌아왔다. 첫 대회 성적은 공동 34위로 시작했다.

- 누가 더 많은 왕관의 무게를 버티는가?

개막전에서 한 템포 쉬었던 윤이나는 곧 치열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미 자리잡은 강자들의 질주도 만만찮았다. 마다솜, 박지영, 박현경, 이예원, 배소현이 돌아가며 한 해를 지배했다.

이예원의 연승 활약으로 시작된 다승왕 경쟁은 연말까지 뜨겁게 이어졌다. 21세 이예원은 3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제패로 시작해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같은 달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까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어 박지영이 4월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 5월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 8월 한화 클래식을 지배하며 다승왕 대열에 들었다. 박현경이 5월 두산 매치플레이, 6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과 같은 달 맥콜 모나 용평 오픈대회를 연속으로 제패하며 역대급 왕관 경쟁에 불을 붙였다.박현경배소현

배소현이 5월 KG레이디스 오픈, 8월 더헤븐 마스터즈와 E1 채리티 오픈의 트로피 세 개를 가져왔고, 마다솜이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부터 10월 S-OIL 챔피언십, 11월 시즌 마지막 대회인 SK텔레콤 · SK쉴더스 챔피언십 2024의 타이틀을 차지하며 한 해를 화려하게 닫았다.

5명의 선수가 단일 시즌에 각기 3승씩을 차지해 공동 다승왕에 오른 기록은 KLPGA 사상 처음 있는 진기록이다. 직전 단일 시즌 최다 다승왕의 해는 김효주, 안나린, 박현경이 2승씩 거둔 2020 시즌이었다.유현조

- 다승왕 반대편에는 감격의 첫 우승 기록도...

한 편에서 우승을 싹쓸이하는 강타자들이 있는가 하면, 생애 첫 우승 물세례의 기쁨을 맛본 선수들도 있다. 특히 이 가운데 3승을 기록한 배소현은 5월 KG레이디스 오픈에서 올린 우승이 생애 첫 프로 우승 기록이다. 이를 발돋움 삼아 다승왕 대열에도 합류했다.

여기에 2승을 올린 노승희 역시 6월 제38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유현조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트로피를 들며 2013년 전인지 이후 11년만에 메이저 대회 신인 우승자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따냈다.

2023시즌 신인상 수상자인 김민별은 2024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 마지막에 웃은 '최다 타이틀'의 여왕은?

염원하던 시즌 우승은 한 번밖에 이루지 못했지만 윤이나는 마지막 대상 시상식에서 활짝 웃는 주인공이 됐다.

복귀하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25개 대회, 76라운드를 뛰며 우승 1회, 준우승 2회, 3위 3회를 쓸고 14회나 상위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4월 필드에서 사죄와 함께 고개를 숙이고 출발한 윤이나는 8월부터 본격적인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누적상금 12억 1,141만 5,715원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2위 박현경을 약 8,000만원 차로 따돌렸고, 위메이드 대상에서도 535포인트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 박현경은 503점을 기록했다. 평균타수 역시 70.0526으로 1위를 차지하며 2위 박지영(70.1772)을 밀어내고 선두에 올랐다. 장타기록에서는 방신실이 평균 드라이브 거리 256.2344야드를 기록하며 윤이나(254.9820야드)를 2위로 밀어냈다.

여기에 KLPGA투어는 지난 17일 윤이나가 올 시즌 파5홀 평균타수 4.6818타를 기록, '파5홀 여왕'에도 등극했음을 알려왔다.

시상식에서 3관왕을 휩쓴 윤이나는 스스로의 한 시즌에 만점을 부여했다. 그리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드를 획득, 국내 무대에서 더 큰 곳으로 나아갈 예정임을 알렸다.

사진= MHN스포츠 DB<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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