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잠잠했던 프로당구 PBA의 스토브리그는 굵직한 소식이 전해졌다. '최대어'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와 다비드 사파타(스페인), 강민구 등의 유니폼이 24-25시즌부터는 완전히 바뀐다.
PBA는 지난 23일 "우리금융캐피탈이 PBA 팀리그 팀 창단 및 개인투어를 개최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그룹은 프로농구, 프로배구, 여자 사격단에 이어 네 번째 스포츠팀을 창단하게 됐다.
우리금융캐피탈은 해체하는 블루원리조트의 선수를 그대로 인수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팀리그는 직전 시즌과 똑같이 9개 팀으로 운영된다.
블루원리조트는 모그룹 태영그룹의 계열사인 태영건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며 위기론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업계와 당구팬들 사이에서도 블루원리조트 당구단의 존속 여부가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블루원리조트 멤버들은 시즌이 끝나고 나서도 팀의 '온고잉(On Going)'을 바랐다. 다 같이 모인 팀 단체대화방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멤버들은 결국 아쉬운 이별을 목전에 두고있다.
24일, MHN스포츠와 통화한 스롱 피아비는 "(팀이 바뀌는 소식은) 제가 어제 캄보디아에 있을때 많은 사람들이 연락을 보내와서 알게 됐다. 매니저도 연락을 보내주셨었다"며 "(아마) 자세한건 한국에 돌아오면 알게 되겠다고 생각했다. (정든) 블루원리조트를 떠나는 부분은 너무 슬프다"고 소감을 전했다.
LPBA 현역 최다승인 7승을 거둔 스롱은 23-24시즌을 마친 후 20일 간 캄보디아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고향에 돌아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막내동생의 결혼식에 참가하는 등 기쁘고 또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는 "고향에 가서 정말 빈틈없이 알찬 시간을 보내고 왔다"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 봉사활동에 대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방향 등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웃음지었다.
그런 그를 맞이한 한국에서의 첫 소식은 기존 팀 블루원리조트의 해체 및 새로운 팀의 인수 소식이었다. 4시즌 동안 가족같이 살뜰히 그를 돌봐준 팀과 헤어지는 것은 슬프지만,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레임도 크다. 아직 팀원들과 우리금융캐피탈과의 상견례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스롱이 팀을 바꾸는 것은 프로에 데뷔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김가영(하나카드), 김보미(NH농협카드), 임정숙(크라운해태) 등 몇몇 LPBA 대어급 선수들은 팀을 바꾼 경험이 있지만 스롱의 팀 변경 가능성은 팀이 해체하지 않는 한 가능성이 희박해보였다. 블루원리조트에서 스롱의 존재감은 그만큼 컸다.
활기가 넘쳤던 기존 팀원들과의 대화방도 현재는 잠시 가동이 멈춘 상태다. 스롱은 "평소에는 식사 등 안부를 매일 주고받던 팀원들이 올 비시즌에는 조용해진 편"이라며 "사실 언제든 '(팀원들이) 팀을 떠나거나, 팀 구성에 변화가 오겠지' 하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도 다 같이 함께 할 수 있다면 너무 기쁠 것"이라는 소망을 언뜻 내비췄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오는 5월 14일로 예정된 팀 지명 드래프트를 통해 보호선수를 묶고 새로운 전력보충에 나설 전망이다. 혹은 기존 블루원리조트 선수 전원을 인수해 전부 보호선수로 묶는 것도 가능하다.
프로선수의 팀 교체는 사인앤트레이드, FA 제도가 있는 농구, 배구, 야구, 축구 등 여타 프로스포츠팀에서는 매우 활성화된 시스템이다. 그러나 프로당구에서는 팀 해체 및 방출, 인수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선수가 팀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팀의 간판이자 에이스로 묶인 선수라면 터줏대감이나 마찬가지다.
스롱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매니지먼트와 협회(PBA)를 믿고, 저는 당구에만 전념하겠다"면서 "제가 할 것을 잘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팀에 가는 것이 설레기도 한다. 팬분들에게도 뭔가(좋은 경기)를 꼭 보여드리고 싶다"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졌다.
캄보디아에서 돌아온 스롱은 여독을 푼 후, 26일부터 다시 당구 연습에 돌입한다.
한편, PBA 팀 드래프트는 오는 5월 14일에 예정되어있다. 개인투어 및 시즌 개막전은 6월 초에 펼쳐질 전망이다.
사진= MHN스포츠 DB, 스롱 SNS<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엔터테인먼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