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NBA 트레이드 데드라인은 그야말로 역대급 놀라움을 안겼다. 루카 돈치치와 앤써니 데이비스라는 특급 슈퍼스타가 예상치 못하게 팀을 옮겼고, 다른 빅딜도 연달아 터졌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본 기사는 루키 2025년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역대 최고의 충격
LAL Get : 루카 돈치치, 막시 클레버, 마키프 모리스
DAL Get : 앤써니 데이비스, 맥스 크리스티, 1라운드 픽 1장
UTA Get : 제일런 후드-쉬피노, 2라운드 픽 2장
사실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은 지미 버틀러 드라마가 소강상태를 겪으면서 이전보다 다소 조용하게 지나가는 듯했다. 디애런 팍스, 브랜든 잉그램 정도가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됐지만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시간으로 지난 2월 2일, 'ESPN'의 기자 샴즈 카라니아의 SNS에 루카 돈치치와 앤써니 데이비스가 트레이드됐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킹당한 게 아닌지 의심이 먼저 들 정도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해킹이나 몰래카메라가 아니었다. 카라니아 기자는 거짓이 아니라는 게시물을 게시했고, 정말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충격적인 빅딜이 터졌다.
르브론 제임스와 같은 팀원은 물론 당사자도 트레이드 진행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만큼 랍 펠린카와 니코 해리슨, 두 명의 단장은 긴밀하게 움직였다. 이 트레이드는 댈러스 측의 제안으로 논의가 시작됐다고 한다.
현재 팀의 간판인 르브론 제임스가 마흔에 접어든 레이커스는 이번 트레이드로 르브론 시대 이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강력한 축을 얻었다. 1999년생인 돈치치는 향후 10년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슈퍼스타다.
관건은 헤비 볼 핸들러인 르브론과 돈치치의 공존이다. 볼이 여러 개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농구는 볼 하나로 진행되는 스포츠다. 강력한 이름값에도 볼 배분이나 여러 문제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공존에 실패한 케이스는 수두룩하다.
독설가 찰스 바클리는 "루카 돈치치와 르브론 제임스의 공존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두 선수 모두 훌륭하지만 분명히 볼을 원하는 선수들이고 같이 뛰려면 심각한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BQ가 좋고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인 만큼 공존에 생각보다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공존만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어느 조합에도 밀리지 않는 공격 듀오가 탄생할 수 있다.
댈러스는 구단 간판인 돈치치를 내보내면서 제대로 새로운 판을 짰다. 돈치치의 파괴력이나 구단 내 입지가 워낙 대단하지만 데이비스 또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바 있는 리그 최정상급 빅맨이다.
데이비스에게 긍정적인 점은 댈러스로 팀을 옮기면서 본인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계속 뛰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커스 우승 시즌에 4번 포지션에서 강한 위력을 발휘했던 데이비스는 이후 주로 5번에서 뛰어왔지만 4번으로 활약하길 원해왔다. 다니엘 개포드, 데릭 라이블리 등이 있는 만큼 댈러스에서는 4번으로 뛰는 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데이비스가 댈러스에 상륙하자마자 큰 악재가 발생했다. 데이비스는 데뷔전부터 26점 16리바운드를 쏟아내며 펄펄 날았지만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하는 불운을 겪었다. 상당 기간 결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이탈한 데릭 라이블리에 이어 다니엘 개포드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빅맨진이 초토화된 댈러스다.
결국 댈러스가 돈치치보다 6살이 많은 데이비스를 영입한 까닭은 당장의 윈나우가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데이비스가 순조롭게 복귀하고 다른 선수들과 합을 잘 맞추면서 보다 안정적인 전력을 꾸릴 필요가 있다.
그나마 데이비스와 함께 팀을 옮긴 유망주 맥스 크리스티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번 시즌 시작 전 4년 계약을 맺은 크리스티는 알짜 계약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레이커스 또한 돈치치 트레이드 이후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곳에 일이 제대로 틀어졌기 때문이다.
돈치치의 영입은 반가웠지만 당장 데이비스가 나간 빈자리를 메우는 것도 급했던 레이커스는 분주했다. 랍 펠린카 단장은 빠르게 빅맨 영입 소식을 들려주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샬럿의 주전 센터 마크 윌리엄스가 달튼 크넥트 등과의 트레이드로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윌리엄스는 3년 차 센터이면서 돈치치와의 호흡이 기대되는 선수였다. 빠른 시간에 약점을 메운 레이커스의 우승 가능성도 순식간에 높아졌다. 돈치치의 의견이 반영돼 영입을 추진하는 선수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윌리엄스가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과 함께 트레이드는 취소됐다. 트레이드 직전까지 경기에 뛰어왔던 윌리엄스는 이후 인터뷰를 통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메디컬 테스트를 당연히 통과했다고 생각했다. 떨어질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나는 트레이드되는 날에도 많은 시간을 뛰었다. 그런 일이 가능할 거라곤 예상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레이커스는 일단 FA 시장에 있었던 알렉스 렌과 접촉해 영입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윌리엄스만큼의 기대치를 가져갈 수는 없는 선수. 의도치 않게 주전이 된 센터 잭슨 헤이즈의 성장과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빠른 가드와 가장 높은 빅맨의 만남
SAC Get : 잭 라빈, 시디 시소코, 1라운드 픽 3장, 2라운드 픽 3장
SAS Get : 디애런 팍스, 조던 맥러플린
CHI Get : 잭 콜린스, 트레 존스, 케빈 허터, 샌안토니오로 넘어갔던 올해 1라운드 픽 TOP 10 이내 지명 권리 재확보
돈치치-데이비스 트레이드의 충격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NBA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디애런 팍스와 덩크왕 잭 라빈이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가 전해졌다.
팍스는 올스타 출신 가드로 데뷔 이래 새크라멘토에만 뛰어왔던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감이었다. 팀의 암흑기는 물론 길었던 악몽을 끝내고 17년 만에 다시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순간에도 코트를 누볐던 팍스다.
그러나 팍스와 새크라멘토의 이별은 예상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급격하게 진행됐다. 연장 계약, 감독 경질 사가 등을 놓고 조금씩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이 정도로 빨리 팍스가 새크라멘토가 떠나리라곤 예측하기 힘들었다.
빅터 웸반야마라는 확실한 코어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가고 있는 샌안토니오는 화끈하게 미래 자원을 투자하며 팍스라는 대형 스타를 얻었다. 백코트에 크리스 폴이 있지만 미래를 생각했을 때 강력한 코어가 필요했던 팀이다.
웸반야마라는 빅맨 옵션이 있는 만큼 팍스는 이미 시즌 시작 전부터 샌안토니오와 연결됐던 선수다. 샌안토니오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팍스와 가장 높은 웸반야마를 중심으로 왕조 재건에 도전하게 됐다.
다만 이번 시즌 계획에는 큰 차질이 생겼다. 팍스가 합류해 경기를 치르면서 전반기를 마친 샌안토니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웸반야마가 어깨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시즌 아웃되는 초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샌안토니오 측에서는 회복만 잘하면 다음 시즌 복귀와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팍반야마 듀오가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것은 다음 시즌부터가 될 예정이다.
새크라멘토는 이적설이 돌았던 팍스와 이별하면서 미래 1라운드 지명권을 3장 확보했다. 이번 시즌 부진에 빠지며 골칫덩이로 전락하는 듯했던 슈터 케빈 허터와도 이별했다.
미래만 챙긴 것은 아니다. 시카고에서 라빈을 받아오면서 현재 라인업 경쟁력 또한 어느 정도 유지했다. 라빈은 팍스와 다른 유형의 선수지만 이번 시즌 이적 전까지 평균 24.0점 야투율 51.1% 3점 성공률 44.6%를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한 바 있다. 시카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드로잔과의 재회도 인상적이다.
새크라멘토는 이와 더불어 베테랑 센터 요나스 발렌슈나스까지 영입하며 빅맨진을 강화했다. 발렌슈나스는 리투아니아 국가대표로 합을 맞추던 도만타스 사보니스와 NBA에서도 한솥밥을 먹게 됐다.
시카고는 오랜 시간 트레이드 소문이 나돌았던 라빈을 내보내면서 리빌딩에 박차를 가했다. 다만 이번 시즌 퍼포먼스가 좋았던 라빈을 주고 받아온 반대급부가 예상보다 빈약한 점은 다소 아쉽다. 라빈과 더불어 트레이드 소문이 계속 나돌았던 니콜라 부세비치 등과 좋게 이별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데드라인이었다.
GSW와 지미 버틀러의 만남
GSW Get : 지미 버틀러
MIA Get : 앤드류 위긴스, 카일 앤더슨, 1라운드 보호 픽
골든스테이트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스테픈 커리를 중심으로 많은 연봉을 지출하면서 윈나우 노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이번 시즌 전망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트레이드에 소극적인 듯했지만 데드라인 막바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화제를 모았다. 대어급 선수들과도 계속 연결됐던 골든스테이트는 케빈 듀란트의 복귀 소문도 돌았지만 듀란트가 이적을 원치 않으면서 지미 버틀러의 영입으로 방향을 돌렸다.
버틀러는 마이애미에서 두 번의 파이널 진출을 이끌며 언더독을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플레이오프마다 보여준 강심장은 그를 큰 경기의 사나이로 만들었다.
하지만 마이애미를 떠나는 과정이 그리 아름답지는 못했다. 태업성 플레이와 행복하지 않다는 언해피 인터뷰로 처음 출전 정지를 받았고 원정행 비행기 미탑승에 이어 선발에서 빠졌다는 이유로 훈련에서 무단 이탈하는 등 구단과 심한 갈등을 일으켰다.
마이애미로선 가치가 확 떨어지더라도 버틀러를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타일러 히로가 성장하는 등 이제는 완전히 대체 불가한 선수도 아니었다.
버틀러의 행선지는 커리 시대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었던 골든스테이트가 됐다. 골든스테이트가 마음에 들었던 버틀러는 이적 후 곧바로 2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노쇠화의 시간이 다가오는 커리의 공격 부담이 컸던 골든스테이트는 다른 루트의 공격을 펼치는 버틀러가 합류하면서 색깔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버틀러는 실전 공백이 있었지만 팀 합류 후 어렵지 않게 제 몫을 해내며 기대감을 키웠다.
주전 포워드 앤드류 위긴스의 이탈은 아쉽지만 버틀러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에셋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합의한 빅딜이다. 골든스테이트가 현시점에서 던질 수 있는 최고의 승부수였다.
마이애미는 미운 오리로 전락해버린 버틀러를 내보냈다. 팀의 1옵션이 타일러 히로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었고 히로는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위긴스의 경우 화려하진 않지만 공수에서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선수인 만큼 주력 옵션들을 받쳐주는 역할이 기대된다. 위긴스를 영입하며 라인업 짜임새를 더한 마이애미는 충분히 이번 시즌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순위와 전력이다.
잉그램 품은 공룡 군단, 그리고...
TOR Get : 브랜든 잉그램
NOP Get : 브루스 브라운, 켈리 올리닉, 1라운드 픽 1장, 2라운드 픽 1장
데드라인 막바지 토론토와 뉴올리언스도 빅딜에 합의했다. 올스타 출신 포워드 브랜든 잉그램이 토론토로 향했다.
뉴올리언스는 이번 시즌 가장 불운한 팀이라고 볼 수 있다. 시즌 전 디존테 머레이를 영입, CJ 맥컬럼, 자이언 윌리엄슨, 브랜든 잉그램, 허브 존스, 트레이 머피 3세 등과 합을 맞추며 플레이오프 이상의 성과를 노렸다.
하지만 줄부상 악재 속에 시즌 플랜이 완전히 무너졌다. 정상적인 라인업을 가동한 경기가 없다. 자이언과 잉그램, 머레이, 맥컬럼이 모두 출전한 경기는 1번도 나오지 않았다.
부상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뉴올리언스는 결국 노선을 틀었다. 쉽게 연장 계약에 합의하지 못하던 잉그램을 내보내는 쪽으로 결정했다. 잉그램은 매년 20점 이상을 올리는 스타급 선수지만 부상이 잦았던 선수. 이번 시즌 또한 18경기 출전에 그친 뒤 지난해 12월 초부터 개점휴업에 들어간 바 있다.
잉그램을 품은 팀은 토론토다. 스카티 반즈, RJ 배럿, 임마누엘 퀴클리 등과 함께 개편에 박차를 가하던 토론토는 포워드 라인의 코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잉그램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대어급 FA 영입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잉그램의 영입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단, 그가 건강하다는 조건이 깔려야 한다.
토론토는 영입 이후 잉그램과 3년 연장 계약에 합의하며 더 먼 미래를 약속했다. 토론토행에 만족한 잉그램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보다 삭감된 3년 1억 2,00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
이외에도 관심을 끌 트레이드 이적이 많았던 데드라인이다. 동부 컨퍼런스 강호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이번 시즌 동부 컨퍼런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는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었다. 카리스 르버트와 조지 니앙, 2라운드 픽 3장을 내주고 애틀랜타의 핵심 포워드 디안드레 헌터를 영입하는 트레이드에 성공했다. 그나마 약점이었던 허리 라인에서 역할을 해줄 포워드가 합류했다.
밀워키는 우승 멤버이자 오랜 시간 팀에서 뛰어온 크리스 미들턴과 작별하고 카일 쿠즈마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쿠즈마는 워싱턴 시절과 달리 야니스 아데토쿤보, 데미안 릴라드라는 확실한 옵션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들턴을 영입한 워싱턴은 멤피스에서 먹튀로 전락한 마커스 스마트를 데려오며 2라운드 지명권 2장도 받았다. 피닉스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던 유서프 너키치는 샬럿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종료 후 바이아웃 시장에선 벤 시몬스가 단연 최대어였다. 한때 올스타와 올-NBA 팀에 뽑혔지만 태업 논란과 부상 이후 커리어가 제대로 꺾인 시몬스는 브루클린과 바이아웃 후 클리퍼스와 계약에 합의하며 부활을 꿈꾼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본 기사는 루키 2025년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역대 최고의 충격
LAL Get : 루카 돈치치, 막시 클레버, 마키프 모리스
DAL Get : 앤써니 데이비스, 맥스 크리스티, 1라운드 픽 1장
UTA Get : 제일런 후드-쉬피노, 2라운드 픽 2장
사실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은 지미 버틀러 드라마가 소강상태를 겪으면서 이전보다 다소 조용하게 지나가는 듯했다. 디애런 팍스, 브랜든 잉그램 정도가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됐지만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시간으로 지난 2월 2일, 'ESPN'의 기자 샴즈 카라니아의 SNS에 루카 돈치치와 앤써니 데이비스가 트레이드됐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킹당한 게 아닌지 의심이 먼저 들 정도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해킹이나 몰래카메라가 아니었다. 카라니아 기자는 거짓이 아니라는 게시물을 게시했고, 정말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충격적인 빅딜이 터졌다.
르브론 제임스와 같은 팀원은 물론 당사자도 트레이드 진행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만큼 랍 펠린카와 니코 해리슨, 두 명의 단장은 긴밀하게 움직였다. 이 트레이드는 댈러스 측의 제안으로 논의가 시작됐다고 한다.
현재 팀의 간판인 르브론 제임스가 마흔에 접어든 레이커스는 이번 트레이드로 르브론 시대 이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강력한 축을 얻었다. 1999년생인 돈치치는 향후 10년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슈퍼스타다.
관건은 헤비 볼 핸들러인 르브론과 돈치치의 공존이다. 볼이 여러 개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농구는 볼 하나로 진행되는 스포츠다. 강력한 이름값에도 볼 배분이나 여러 문제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공존에 실패한 케이스는 수두룩하다.
독설가 찰스 바클리는 "루카 돈치치와 르브론 제임스의 공존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두 선수 모두 훌륭하지만 분명히 볼을 원하는 선수들이고 같이 뛰려면 심각한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BQ가 좋고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인 만큼 공존에 생각보다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공존만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어느 조합에도 밀리지 않는 공격 듀오가 탄생할 수 있다.
댈러스는 구단 간판인 돈치치를 내보내면서 제대로 새로운 판을 짰다. 돈치치의 파괴력이나 구단 내 입지가 워낙 대단하지만 데이비스 또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바 있는 리그 최정상급 빅맨이다.
데이비스에게 긍정적인 점은 댈러스로 팀을 옮기면서 본인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계속 뛰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커스 우승 시즌에 4번 포지션에서 강한 위력을 발휘했던 데이비스는 이후 주로 5번에서 뛰어왔지만 4번으로 활약하길 원해왔다. 다니엘 개포드, 데릭 라이블리 등이 있는 만큼 댈러스에서는 4번으로 뛰는 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데이비스가 댈러스에 상륙하자마자 큰 악재가 발생했다. 데이비스는 데뷔전부터 26점 16리바운드를 쏟아내며 펄펄 날았지만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하는 불운을 겪었다. 상당 기간 결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이탈한 데릭 라이블리에 이어 다니엘 개포드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빅맨진이 초토화된 댈러스다.
결국 댈러스가 돈치치보다 6살이 많은 데이비스를 영입한 까닭은 당장의 윈나우가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데이비스가 순조롭게 복귀하고 다른 선수들과 합을 잘 맞추면서 보다 안정적인 전력을 꾸릴 필요가 있다.
그나마 데이비스와 함께 팀을 옮긴 유망주 맥스 크리스티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번 시즌 시작 전 4년 계약을 맺은 크리스티는 알짜 계약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레이커스 또한 돈치치 트레이드 이후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곳에 일이 제대로 틀어졌기 때문이다.
돈치치의 영입은 반가웠지만 당장 데이비스가 나간 빈자리를 메우는 것도 급했던 레이커스는 분주했다. 랍 펠린카 단장은 빠르게 빅맨 영입 소식을 들려주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샬럿의 주전 센터 마크 윌리엄스가 달튼 크넥트 등과의 트레이드로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윌리엄스는 3년 차 센터이면서 돈치치와의 호흡이 기대되는 선수였다. 빠른 시간에 약점을 메운 레이커스의 우승 가능성도 순식간에 높아졌다. 돈치치의 의견이 반영돼 영입을 추진하는 선수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윌리엄스가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과 함께 트레이드는 취소됐다. 트레이드 직전까지 경기에 뛰어왔던 윌리엄스는 이후 인터뷰를 통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메디컬 테스트를 당연히 통과했다고 생각했다. 떨어질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나는 트레이드되는 날에도 많은 시간을 뛰었다. 그런 일이 가능할 거라곤 예상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레이커스는 일단 FA 시장에 있었던 알렉스 렌과 접촉해 영입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윌리엄스만큼의 기대치를 가져갈 수는 없는 선수. 의도치 않게 주전이 된 센터 잭슨 헤이즈의 성장과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빠른 가드와 가장 높은 빅맨의 만남
SAC Get : 잭 라빈, 시디 시소코, 1라운드 픽 3장, 2라운드 픽 3장
SAS Get : 디애런 팍스, 조던 맥러플린
CHI Get : 잭 콜린스, 트레 존스, 케빈 허터, 샌안토니오로 넘어갔던 올해 1라운드 픽 TOP 10 이내 지명 권리 재확보
돈치치-데이비스 트레이드의 충격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NBA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디애런 팍스와 덩크왕 잭 라빈이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가 전해졌다.
팍스는 올스타 출신 가드로 데뷔 이래 새크라멘토에만 뛰어왔던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감이었다. 팀의 암흑기는 물론 길었던 악몽을 끝내고 17년 만에 다시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순간에도 코트를 누볐던 팍스다.
그러나 팍스와 새크라멘토의 이별은 예상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급격하게 진행됐다. 연장 계약, 감독 경질 사가 등을 놓고 조금씩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이 정도로 빨리 팍스가 새크라멘토가 떠나리라곤 예측하기 힘들었다.
빅터 웸반야마라는 확실한 코어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가고 있는 샌안토니오는 화끈하게 미래 자원을 투자하며 팍스라는 대형 스타를 얻었다. 백코트에 크리스 폴이 있지만 미래를 생각했을 때 강력한 코어가 필요했던 팀이다.
웸반야마라는 빅맨 옵션이 있는 만큼 팍스는 이미 시즌 시작 전부터 샌안토니오와 연결됐던 선수다. 샌안토니오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팍스와 가장 높은 웸반야마를 중심으로 왕조 재건에 도전하게 됐다.
다만 이번 시즌 계획에는 큰 차질이 생겼다. 팍스가 합류해 경기를 치르면서 전반기를 마친 샌안토니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웸반야마가 어깨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시즌 아웃되는 초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샌안토니오 측에서는 회복만 잘하면 다음 시즌 복귀와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팍반야마 듀오가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것은 다음 시즌부터가 될 예정이다.
새크라멘토는 이적설이 돌았던 팍스와 이별하면서 미래 1라운드 지명권을 3장 확보했다. 이번 시즌 부진에 빠지며 골칫덩이로 전락하는 듯했던 슈터 케빈 허터와도 이별했다.
미래만 챙긴 것은 아니다. 시카고에서 라빈을 받아오면서 현재 라인업 경쟁력 또한 어느 정도 유지했다. 라빈은 팍스와 다른 유형의 선수지만 이번 시즌 이적 전까지 평균 24.0점 야투율 51.1% 3점 성공률 44.6%를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한 바 있다. 시카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드로잔과의 재회도 인상적이다.
새크라멘토는 이와 더불어 베테랑 센터 요나스 발렌슈나스까지 영입하며 빅맨진을 강화했다. 발렌슈나스는 리투아니아 국가대표로 합을 맞추던 도만타스 사보니스와 NBA에서도 한솥밥을 먹게 됐다.
시카고는 오랜 시간 트레이드 소문이 나돌았던 라빈을 내보내면서 리빌딩에 박차를 가했다. 다만 이번 시즌 퍼포먼스가 좋았던 라빈을 주고 받아온 반대급부가 예상보다 빈약한 점은 다소 아쉽다. 라빈과 더불어 트레이드 소문이 계속 나돌았던 니콜라 부세비치 등과 좋게 이별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데드라인이었다.
GSW와 지미 버틀러의 만남
GSW Get : 지미 버틀러
MIA Get : 앤드류 위긴스, 카일 앤더슨, 1라운드 보호 픽
골든스테이트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스테픈 커리를 중심으로 많은 연봉을 지출하면서 윈나우 노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이번 시즌 전망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트레이드에 소극적인 듯했지만 데드라인 막바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화제를 모았다. 대어급 선수들과도 계속 연결됐던 골든스테이트는 케빈 듀란트의 복귀 소문도 돌았지만 듀란트가 이적을 원치 않으면서 지미 버틀러의 영입으로 방향을 돌렸다.
버틀러는 마이애미에서 두 번의 파이널 진출을 이끌며 언더독을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플레이오프마다 보여준 강심장은 그를 큰 경기의 사나이로 만들었다.
하지만 마이애미를 떠나는 과정이 그리 아름답지는 못했다. 태업성 플레이와 행복하지 않다는 언해피 인터뷰로 처음 출전 정지를 받았고 원정행 비행기 미탑승에 이어 선발에서 빠졌다는 이유로 훈련에서 무단 이탈하는 등 구단과 심한 갈등을 일으켰다.
마이애미로선 가치가 확 떨어지더라도 버틀러를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타일러 히로가 성장하는 등 이제는 완전히 대체 불가한 선수도 아니었다.
버틀러의 행선지는 커리 시대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었던 골든스테이트가 됐다. 골든스테이트가 마음에 들었던 버틀러는 이적 후 곧바로 2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노쇠화의 시간이 다가오는 커리의 공격 부담이 컸던 골든스테이트는 다른 루트의 공격을 펼치는 버틀러가 합류하면서 색깔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버틀러는 실전 공백이 있었지만 팀 합류 후 어렵지 않게 제 몫을 해내며 기대감을 키웠다.
주전 포워드 앤드류 위긴스의 이탈은 아쉽지만 버틀러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에셋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합의한 빅딜이다. 골든스테이트가 현시점에서 던질 수 있는 최고의 승부수였다.
마이애미는 미운 오리로 전락해버린 버틀러를 내보냈다. 팀의 1옵션이 타일러 히로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었고 히로는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위긴스의 경우 화려하진 않지만 공수에서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선수인 만큼 주력 옵션들을 받쳐주는 역할이 기대된다. 위긴스를 영입하며 라인업 짜임새를 더한 마이애미는 충분히 이번 시즌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순위와 전력이다.
잉그램 품은 공룡 군단, 그리고...
TOR Get : 브랜든 잉그램
NOP Get : 브루스 브라운, 켈리 올리닉, 1라운드 픽 1장, 2라운드 픽 1장
데드라인 막바지 토론토와 뉴올리언스도 빅딜에 합의했다. 올스타 출신 포워드 브랜든 잉그램이 토론토로 향했다.
뉴올리언스는 이번 시즌 가장 불운한 팀이라고 볼 수 있다. 시즌 전 디존테 머레이를 영입, CJ 맥컬럼, 자이언 윌리엄슨, 브랜든 잉그램, 허브 존스, 트레이 머피 3세 등과 합을 맞추며 플레이오프 이상의 성과를 노렸다.
하지만 줄부상 악재 속에 시즌 플랜이 완전히 무너졌다. 정상적인 라인업을 가동한 경기가 없다. 자이언과 잉그램, 머레이, 맥컬럼이 모두 출전한 경기는 1번도 나오지 않았다.
부상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뉴올리언스는 결국 노선을 틀었다. 쉽게 연장 계약에 합의하지 못하던 잉그램을 내보내는 쪽으로 결정했다. 잉그램은 매년 20점 이상을 올리는 스타급 선수지만 부상이 잦았던 선수. 이번 시즌 또한 18경기 출전에 그친 뒤 지난해 12월 초부터 개점휴업에 들어간 바 있다.
잉그램을 품은 팀은 토론토다. 스카티 반즈, RJ 배럿, 임마누엘 퀴클리 등과 함께 개편에 박차를 가하던 토론토는 포워드 라인의 코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잉그램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대어급 FA 영입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잉그램의 영입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단, 그가 건강하다는 조건이 깔려야 한다.
토론토는 영입 이후 잉그램과 3년 연장 계약에 합의하며 더 먼 미래를 약속했다. 토론토행에 만족한 잉그램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보다 삭감된 3년 1억 2,00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
이외에도 관심을 끌 트레이드 이적이 많았던 데드라인이다. 동부 컨퍼런스 강호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이번 시즌 동부 컨퍼런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는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었다. 카리스 르버트와 조지 니앙, 2라운드 픽 3장을 내주고 애틀랜타의 핵심 포워드 디안드레 헌터를 영입하는 트레이드에 성공했다. 그나마 약점이었던 허리 라인에서 역할을 해줄 포워드가 합류했다.
밀워키는 우승 멤버이자 오랜 시간 팀에서 뛰어온 크리스 미들턴과 작별하고 카일 쿠즈마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쿠즈마는 워싱턴 시절과 달리 야니스 아데토쿤보, 데미안 릴라드라는 확실한 옵션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들턴을 영입한 워싱턴은 멤피스에서 먹튀로 전락한 마커스 스마트를 데려오며 2라운드 지명권 2장도 받았다. 피닉스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던 유서프 너키치는 샬럿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종료 후 바이아웃 시장에선 벤 시몬스가 단연 최대어였다. 한때 올스타와 올-NBA 팀에 뽑혔지만 태업 논란과 부상 이후 커리어가 제대로 꺾인 시몬스는 브루클린과 바이아웃 후 클리퍼스와 계약에 합의하며 부활을 꿈꾼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