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잠실실내/김혜진 인터넷기자] 온탕과 냉탕을 오간 시즌 5번째 S-더비 매치의 흐름을 좌우한 것은 '턴오버'였다.
5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서울 삼성의 5라운드 맞대결 승자는 SK(75-66)였다.
전반을 15점차(31-46)로 밀린 1위(34승 8패) SK는 10위(12승 29패) 삼성에 불의의 일격을 당할 위기에 몰렸지만, 3쿼터 시작 후 단 5분만에 무서운 속도로 스틸에 이은 속공을 내달리며 20점을 몰아넣었다.
역전(56-49)에 성공하며 3쿼터를 끝낸 SK는 비슷한 패턴으로 격차를 더 벌리고 짜릿하게 승리했다.
양 팀의 전후반 정반대 경기력의 핵심은 '턴오버'였다.
5일 경기 삼성과 SK의 턴오버는 각 15개와 8개. 10개 팀 중 평균 실책이 가장 많은(13.2개) 삼성은 평소보다 더 많은, 평균 실책이 가장 적은(9.7개) SK는 비교적 양호한 실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반을 삼성이 리드할 수 있었던 것은 SK에서 발생한 4개의 턴오버를 빠짐 없이 득점으로 연결한 점이 컸다. 속공 득점도 8-8로 해당 부문 1위 SK(평균 15.5점)에 대등하게 맞섰다. 삼성은 자신의 평균 속공 득점(7.1점)을 전반에 이미 웃돌았던 것이다.
그러나 후반 들어 상황은 정 반대로 흘렀다. 하프타임에 각성한 SK가 앞선과 뒷선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고, 삼성은 속절없이 실책을 연발했다.
3쿼터 시작하자 마자 삼성은 연이은 턴오버로 김선형과 오재현에 속공을 헌납했다. 여기에 SK 자밀 워니가 탑에서 던진 3점슛 3개가 오차없는 성공률로 림을 폭격하며 순식간에 승부가 뒤바뀌었다.
3쿼터에 턴오버 6개를 범한 삼성은 4쿼터에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5개의 턴오버를 추가해 후반에만 턴오버로 20점을 SK에 내줬다. 이정현-최성모 등 앞선부터 코피코번까지 삼성이 포지션에 관계 없이 볼 컨트롤에서 맥을 못 추리는 동안 SK 김선형과 워니는 후반 각 3개의 스틸을 추가했다.
분위기를 바꿔줄 외곽포마저 후반에 성공률 단 8%(1/12)에 그친 삼성은 재역전을 노리기는 커녕 최대 12점차(61-73)까지 끌려가다 9점차로 패했다.
사실 이 날 SK도 턴오버로 평균(9.3점)보다 많은 14점을 내줬다. 그러나 삼성이 최종적으로 실책으로 인해 평균(14.2점)보다 10점 가량 많은 24점을 실점했기에 SK 입장에서는 질래야 질 수도 없었던 것이다.
SK가 4쿼터에 기록한 상대 턴오버에 의한 13득점은 이번 시즌 단일 쿼터 기준 해당 부문 최다인 14점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삼성으로서는 분명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삼성 김효범 감독도 경기를 총평하며 "후반에 코피(코번)를 필두로 몸싸움을 강하게 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인사이드에서부터 볼을 흘리고 장악이 안 되니 바깥도 흔들렸다. 압박에 못이겨 1-5번까지 전부다 턴오버를 한 게 패인이다"고 턴오버를 강하게 지적했다.
반대로 SK 전희철 감독은 "전반과 후반 너무 극과 극을 달렸다. 3쿼터에 3점밖에 안 주고 스틸과 속공으로 다 따라잡았다. 3쿼터 중반 쯤 승부를 뒤집었기에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역전할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4라운드까지 양 팀의 맞대결 결과는 SK가 3승 1패로 앞섰으나, 득실편차는 1.5점(75.5-74)에 불과했기에 5일 경기에서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그러나 결국 사소한 실책들이 쌓여 눈덩이처럼 불어난 점수차를 낳았다. 결과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스포츠에서 전반에 잘 해도 후반에 무너지면 '약팀', 반대로 주춤하더라도 막판에 뒤집는 저력과 집중력을 보여주면 '강팀'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이유다.
비슷한 패턴의 승부를 수 차례 겪은 삼성은 결국 풍성한 공격 등 다른 요소는 차치하고 기본적인 것부터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
#사진_유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