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들이 전한 미안함→트레이드 직후 바로 친정팀 상대... 운명의 연전 누가 웃을까?

입력
2025.02.04 16:08
수정
2025.02.04 16:08
얄궂은 운명도 이런 운명이 없다.

3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트레이드 소식이 발표됐다. 이대헌과 김준일이 팀을 옮긴다.

이번 시즌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기록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양 팀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탄생한 트레이드다. 높이 약점으로 고민이 있었던 가스공사는 앤드류 니콜슨과 합을 맞추면서 인사이드에서 버텨줄 장신 자원을 원했고 현대모비스는 빅맨진 다양화를 통한 스페이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 기대치 대비 활약상에 아쉬움이 있었던 상황이다. 김준일은 비시즌 상당한 체중 감량과 함께 의욕을 보였지만 팀 내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출전 시간이 적었고 이대헌 또한 확실한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이래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어떻게 보면 두 선수에게 변화는 반가울 수 있다.

양 팀의 사령탑 또한 트레이드 직후 <루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두 선수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팀을 떠나긴 하지만 악감정 없이 격려의 메시지가 가득했다.

우선 조동현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도 (김)준일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절치부심해서 정말 노력을 많이 했는데 다치기 전까지 (함)지훈이의 몸 상태나 경기력이 너무 좋았고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한 부분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길게 생각한다면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더 나은 길을 찾는 게 맞다고 봤다. 여기 있으면 준일이에게 더 기회를 주지 못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인데 가스공사에 가서 부상 당하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강혁 감독 또한 "(이)대헌이에게는 밖에서 웃으면서 보자고 이야기했다. 사이가 나빠서 떠난 게 아니니까 웃으면서 보자고 대화를 잘 나눴고 짐을 가지러 대구에 올 때 다시 얼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헌이는 정말 좋은 아이였고 인간적으로 좋아했던 친구다. 말 수는 적지만 묵직하게 해주는 친구였고 여러 가지로 팀 농구에 있어서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내가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눠서 대헌이가 원하는 그림으로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 현대모비스에 가서 잘해서 원하는 대로 부상 없이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응원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처럼 이적하자마자 친정팀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큰 두 선수다. 양 팀이 치른 경기 수가 달라 7일부터 이대헌과 김준일이 출전이 가능한 가운데 현대모비스와 가스공사는 7일과 9일에 맞대결 연전을 치른다. 그동안의 트레이드 역사에서 흔치 않았던 일이다.

물론 가스공사에서 허리 부상 여파로 결장이 이어졌던 이대헌의 출전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다. 조동현 감독은 "일단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지훈이도 없는 상태라 대헌이가 뛸 수 있다면 7일부터 바로 투입해서 빨리 적응할 수 있게끔 해주려고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대헌이 출전이 이뤄져 코트 안에서 두 선수가 만난다면 맞대결은 더욱 불꽃이 튈 전망이다. 4라운드 최고의 빅매치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시즌 상대 전적은 현대모비스가 3전 전승으로 앞서고 있지만 양 팀을 단순한 천적 관계로만 바라봐서는 곤란하다. 만나는 경기마다 혈투를 치렀으며 가장 최근이었던 농구영신 맞대결에서도 치열한 줄다리기 싸움이 펼쳐졌다.

강혁 감독이 부임한 지난 시즌부터 9경기를 치르는 동안 7경기가 7점 차 이내에서 승부가 갈렸을 정도로 두 팀의 경기는 불꽃이 튀었다. 여기에 이대헌과 김준일의 트레이드 스토리까지 더해지면서 흥미를 더하게 됐다. 순위 싸움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할 두 팀의 연전에서 어느 쪽이 웃게 될까?

사진 = KBL 제공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손흥민 퇴출
  • 김혜성 주전 경쟁
  • 돈치치 레이커스 데뷔전
  • 차준환 출격
  • 김민재 훈련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