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삼성생명 가드 윤예빈(28·180㎝)은 2020~2021시즌 팀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2시즌 연속(2020~2021·2021~2022시즌) 경기당 30분 이상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평균 득점과 5리바운드 이상을 올리는 등 리그 정상급 가드로 인정받았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상대 에이스를 봉쇄할 수 있는 수비력 또한 일품이었다. 삼성생명은 2020~2021시즌을 마친 뒤 윤예빈에게 5년간의 장기계약을 안겼다.
그러나 여자농구대표팀에 합류해 2022년 9월 푸에르토리코와 치른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월드컵 본선 경기 도중 왼쪽 십자인대와 반월판을 다친 뒤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윤예빈은 2차례나 오른쪽 십자인대를 다친탓에 2015~2016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히고도 2017년 2월에야 프로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그런 처지에서 반대쪽 무릎까지 다쳤으니, 좌절감은 실로 엄청났다.
2022~2023시즌을 통째로 쉰 뒤에도 2023~2024시즌과 2024~2025시즌을 통틀어 총 8경기 출전이 전부다.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의 배려로 한두 차례씩 코트를 밟고 있지만, 고교 시절까지 포함하면 십자인대, 반월판, 관절경 등 무릎 수술만 6차례나 받은 만큼 여전히 관리가 필요하다. 올 시즌 평균 출전시간은 4분17초다.
3년에 걸친 재활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은 윤예빈을 포기하지 않았다. 윤예빈 역시 재기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상 이전과 같은 운동능력을 회복하기 어려워 “그만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때도 있었지만, 삼성생명은 그를 믿고 기다렸다. 그 덕에 실전감각을 높일 수 있는 단계까지 몸 상태가 좋아졌다. 구단 관계자는 “재활 과정은 끝났고, 지금부터는 관리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하 감독은 윤예빈의 무릎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는 동시에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하 감독은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윤예빈에게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선수로서 자존감도 키워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전력에 마이너스가 되는 것도 아니다”며 “나도 3년간 재활하며 코트를 밟지 못하면 절대 못 견딜 것 같다. 감독이 아닌 농구인으로서 좋은 선수가 오랫동안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