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탕은 9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1분 21초를 소화하며 15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삼성은 코피 코번(24점 9리바운드)이 활약을 더해 접전 끝에 92-88로 승리했다.
3쿼터까지 7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던 구탕은 승부처인 4쿼터를 지배했다. 순도 높은 중거리슛으로 삼성의 리드에 힘을 보탰고, 경기 종료 1분여 전에는 속공을 덩크슛으로 마무리했다. 격차를 7점으로 벌린 쐐기득점이었다. 경기 종료 5초 전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친 건 옥에 티였지만, 4쿼터에 4개의 2점슛을 모두 성공하며 삼성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겨서 기쁘지만 막판에 자유투 2개를 실패한 건 마음에 걸린다”라며 웃은 구탕은 “그래도 팀이 바람직한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한 끝에 이겨서 기쁘다. 각자 역할에 충실했고, 이기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덕분에 팀플레이도 원활하게 이뤄졌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은 총 6명이 두 자리 득점을 올렸다.
LG는 구탕의 친정이다. 2022-202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뛰었다. KBL 데뷔시즌에는 수비 시스템에 대한 적응이 더뎌 시즌 중반까지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이후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공격력을 뽐내며 게임 체인저로 활약했다. 187cm의 신장으로 앨리웁 덩크슛을 가볍게 만드는 등 화려한 농구로 LG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LG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대대적으로 전력을 개편했다. 빅딜을 연달아 단행했고, 아시아쿼터 자리는 칼 타마요로 채웠다. 구탕과의 재계약도 염두에 뒀지만, LG는 높이 보강이 우선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정든 LG를 떠난 구탕은 삼성 유니폼을 입었지만, 옛 동료들에 대한 각별한 감정은 숨기지 않았다. LG와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뿐만 아니라 조상현 감독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였다. 구탕은 3차전 포함 LG를 상대로 평균 12.7점으로 활약했다. 구탕이 특정 팀을 상대로 기록한 최다득점이다.
구탕은 이에 대해 “LG를 만나면 동기부여가 되는 게 사실이다. 2년 동안 동거동락했던 동료들이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쿼터와 맞대결하면 전투력이 올라가는데 특히 LG를 만나면 더 집중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37점으로 활약한 타마요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구탕은 “타마요가 점점 LG에 적응하고 있어서 기쁘다. 오늘(9일) 경기에서도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준 부분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구탕은 오는 19일 열리는 올스타게임에 대체 선발됐다. KBL은 부상을 당한 최준용, 송교창(이상 KCC)을 대신해 올스타 투표 차순위인 디온테 버튼(KCC), 구탕을 최종 명단에 포함시켰다.
구탕은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간 끝에 거둔 성과다. 팬들이 투표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덩크 콘테스트에 못 나가는 게 아쉽지만, 그 아쉬움을 경기에서 풀겠다”라며 웃었다.
#사진_문복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