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프로농구 서울 SK가 부상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수비에서 부상 선수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는 최원혁(33)과 김태훈(22)의 공이 크다.
SK는 지난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수원 KT와 홈 경기에서 67-64로 이겼다. 4연승을 달린 SK는 19승 6패로 선두를 지켰다.
앞서 핵심 식스맨 김형빈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SK는 이날 경기 전 또 한 명의 주축 선수 오재현의 부상 소식을 접했다.
오재현은 3일 고양 소노와 경기에서 무릎을 다쳤는데, 부상 정도가 가볍지 않아 장기 이탈이 예상된다. 수비에서 쏠쏠한 역할을 해주던 선수라 아쉬움이 더 컸다.
그러나 전희철 SK 감독은 낙담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겐 최원혁과 김태훈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둘에게 KT 에이스 허훈을 막는 임무를 맡겼다.
전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최원혁과 김태훈은 번갈아 허훈을 밀착 마크하면서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다. 전반엔 10점을 내줬지만 후반엔 무실점으로 완벽히 봉쇄했다. 허훈은 막판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어 괴롭히는 최원혁을 향해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전 감독은 경기 후 "1쿼터 뒤졌지만 수비로 버티면서 전반을 동점으로 끝낸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며 빈틈 없는 수비를 펼친 선수들을 칭찬했다.
베테랑 최원혁과 짝을 맞춘 신인 김태훈의 패기도 돋보였다. 대학 시절부터 수비 능력을 인정받은 김태훈은 리그 최고의 가드 허훈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수비를 펼쳤다. 경기 후 김선형은 "오늘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며 김태훈에게 엄지를 세웠다.
김태훈에게도 KT전은 값진 경험이 됐다. 그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다. 체력을 더 길러야 할 것 같다"면서 "나 혼자 수비를 한 게 아니라, 형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뭘 더해야지'라는 생각보다 그저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돌아봤다.
아직 공격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지만, 당분간 수비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김태훈은 "공격에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수비할 때 더 흥미를 느낀다. 지금은 내게 주어진 역할인 수비로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룸메이트인 선배 최원혁도 김태훈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며 후배의 적응을 돕고 있다. 김태훈은 "원혁이 형과 수비하는 선수가 비슷하다 보니 경기 전후로 선수에 대한 특징에 관해 얘기를 많이 한다. 수비 할 때 도움이 되는 팁도 잘 알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원혁이 형만큼 잘하거나 팀에 확 녹아들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한다면 나만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