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오누아쿠 매치업 헌팅+강상재 나비효과. KT 세련된 스몰 라인업, DB산성을 어떻게 극복했나

입력
2024.12.22 18:05
KT 최진광과 박성재. 사진제공=KBL


DB 오누아쿠. 사진제공=KBL


[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수원 KT가 원주 DB를 잡아냈다.

KT는 2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레이션 해먼즈(20득점, 18리바운드) 문정현(12득점, 6리바운드) 박준영(14득점)을 앞세워 이선 알바노(25득점, 6어시스트)가 분전한 DB를 81대77로 눌렀다.

2연승을 달린 KT는 12승9패로 4위를 유지했고, 4연승이 끊어진 DB는 10승11패로 6위로 내려앉았다.

DB가 유리해 보였다. 시즌 초반 혼란함을 딛고 DB는 빠르게 전력을 회복하고 있었다. 주전 센터 김종규가 여전히 없지만, 이선 알바노와 치나누 오누아쿠의 원-투 펀치, 강상재 서민수의 윙맨 콤비. 그리고 식스맨들도 풍부했다.

반면, KT는 외곽 에이스 허 훈과 수비의 핵심 문성곤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하윤기 문정현 등도 잔부상이 있었다. 특히, 메인 볼 핸들러가 없는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DB 강상재. 사진제공=KBL


▶전반전

DB가 강하게 밀어부쳤다. 수원 KT는 허 훈과 문성곤이 부상으로 결장. 메인 볼 핸들러가 없다. 이 부분이 문제였다.

단, 2옵션 외국인 선수 로메로가 가세했다. 선발 출전, 오누아쿠와 1대1 매치업을 시켰다.

DB는 거침없었다. 이선 알바노의 스틸에 의한 강상재의 골밑 공략. 강상재와 오누아쿠의 하이-로 게임 역시 위력적이었다.

KT는 팀 리바운드가 매우 좋은 팀이었지만, DB가 높이에서 압도. 8-0. 하지만, 악재가 생겼다. 강상재가 골밑 돌파를 한 뒤 쓰러졌다. 별다른 접촉이 없었지만, 혼자 걷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별다른 접촉없이 쓰러질 경우 큰 부상이 발생되곤 한다. 결국 교체.

KT는 해먼스로 교체했다. DB는 오누아쿠를 노렸다. 알바노의 절묘한 엔트리 패스. KT가 더블팀을 갔지만, 소용없었다. 파울 자유투 3점 플레이를 완성했다.

KT는 올 시즌 팀 주축으로 자리잡은 박준영의 3점포가 터졌다. KT는 오누아쿠 사이드에 3점 찬스가 연속으로 났다. 하지만, 박준영, 해먼스의 3점포는 불발. 반면, 오누아쿠는 골밑 돌파를 통해 해먼스와의 미스매치를 활용했다.

단, KT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계속했다. 박준영이 또 다시 3점포. 오누아쿠는 더블팀에 실책을 저질렀다. 게다가 KT 이현석이 알바노를 강력한 수비로 압박.

KT는 해먼스의 포스트 업 옵션을 가져간 뒤 오누아쿠의 수비 폭이 좁은 점을 활용, 박준영이 또 다시 3점포를 터뜨렸다. 알바노의 공격이 실패하자, KT는 얼리 오펜스로 이현석의 3점포가 터졌다.

하지만, 알바노가 가만 두지 않았다. 연속 골밑 돌파. KT는 해먼스의 실책. DB는 오누아쿠의 더블팀, 그러자 오누아쿠가 즉각 베이스 라인을 파고드는 김 훈에게 연결.

결국 27-19, 1쿼터 DB의 8점 차 리드.

KT는 스몰 라인업을 계속 가동했다. 매치업 헌팅 대상은 여전히 오누아쿠였다. 그러자, 오누아쿠는 알바노의 랍 패스를 앨리웁 덩크로 마무리. 연속 골밑 돌파로 KT 스몰 라인업 응징에 나섰다.

KT의 전술은 나쁘지 않았다. 주력들이 빠진 상황에서 오히려 상당히 좋은 선택이었다. 빠른 트랜지션으로 오누아쿠의 스피드 약점을 노렸다. 최진광의 속공 돌파, 해먼스의 3점포가 터졌다. 31-26, 5점 차 추격.

철저하게 오누아쿠의 매치업 상대를 외곽으로 배치, 3점슛을 노리고, 강상재가 없는 DB의 낮아진 나머지 선수들의 높이를 미스매치로 공략하는 전술이었다. KT는 하윤기를 투입하며 미스매치의 강력한 포석 하나를 깔기도 했다. DB의 작전타임, 그리고 로버트 카터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DB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카터가 나설 경우, 농구적으로는 더욱 숙련된 경기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김시래의 골밑슛, 단, KT는 최진광이 미드 점퍼로 응수했다.

해먼즈가 터졌다. 미드 점퍼로 슈팅 감각을 잡은 뒤 하이 픽 이후 그대로 3점포를 터뜨렸다. 33-33, 동점. 그러자, 알바노가 곧바로 3점포로 응수했다.

DB의 강점 중 하나는 알바노의 존재감이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알바노는 흐름을 되돌리는 중요한 득점을 좋은 확률도 터뜨린다. 에이스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선수다. 3점포를 터뜨린 뒤 다음 공격에서 최진광을 상대로 1대1, 특유의 헤지테이션과 페이크로 자유투를 얻어냈다. 연속 4득점. KT의 역전 가능성이 높았던 상태에서 DB는 알바노의 원맨쇼로 여전히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KT는 너무 날카로웠다. 해먼스의 미드 점퍼로 상황 정리. 이후, 신인 박성재가 과감한 3점포로 기세를 올렸다. 38-37, KT의 1점 차 리드, 역전이 됐다.

강상재가 없는 DB 입장에서는 해먼스를 막을 카드가 부족했다. 카터는 공격력은 강하지만, 수비력이 좋지 않았다. DB는 오누아쿠를 투입. 하지만, KT는 신인 박성재가 또 다시 3점포를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단, 수비에서 호흡이 맞지 않았다. 알바노를 막는 상황에서 수비가 겹쳤다. 코너 김시래에게 오픈. 베테랑 김시래가 놓칠 리 없었다. 3점포 작렬.

알바노가 휴식을 취한 사이, 김시래가 KT의 날카로운 기세를 노련하게 막았다. DB의 마지막 공격, 김시래는 유니폼 하의를 손가락으로 흔들었다. 하이 픽 앤 롤을 바탕으로 한 혼 오펜스였다. 저돌적 돌파로 파울 자유투를 얻어냈다. 전반, 47-46, KT의 1점 차 리드. KT의 스몰 라인업은 2쿼터를 지배했다. 단, 전반 막판 김시래의 정돈으로 결국 접전으로 전반이 마무리됐다.

KT 선수들의 모습. 사진제공=KBL


▶후반전

KT는 기세를 이어갔다. 3쿼터 초반 오누아쿠의 골밑 슛 시도. 하윤기가 그림같은 블록슛을 했다. 느린 화면에서는 군더더기 없는 하윤기의 블록. 하지만, 파울이 선언됐다.

이후, 오누아쿠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는 과정에서 오른팔이 자신의 실린더를 넘어가면서 해먼스의 안면에 부딪쳤다. 해먼스는 쓰러졌지만, 파울은 불리지 않았다.

애매한 두 차례 장면이 지나갔다. KBL은 '하윤기의 블록슛은 파울이 아니다. 오심이다. 단, 오누아쿠의 플레이는 정심'이라고 했다.

오누아쿠는 KT의 더블팀을 효율적으로 뚫지 못했다. 알바노와의 2대2 공격 역시 KT의 강한 저항에 부딪쳤다. KT는 하윤기가 미스매치를 활용, 2차례 골밑 돌파에 성공했다. 56-50, KT의 6점 차 리드.

KT의 흐름이었다. DB는 강상재의 공백이 드러났다. KT는 하윤기 뿐만 아니라 문정현까지 골밑에 가세, DB 골밑을 공략했다. 오누아쿠 매치업 상대 해먼즈는 외곽에 배치했다.

DB는 알바노가 나섰다. 골밑 돌파. 하지만, KT는 최진광이 스크린을 받은 뒤 3점포를 작렬시켰다. KT는 조직적 수비로 맞섰다. 알바노를 왼쪽으로 모는 아이스 디펜스를 구사. 알바노는 돌파 동선이 나오지 않자, 오누아쿠에게 연결. 하지만, 오누아쿠는 패스미스. 이후, 최진광이 알바노의 포스트 업을 스틸. 하윤기가 골밑을 또 다시 공략. 63-54, 9점 차 KT 리드. DB는 카터를 투입.

이때, DB는 박인웅이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던진 3점포가 림을 통과했다. 알바노가 골밑을 돌파했다. 결국 63-59, 4점 차 KT의 리드. 3쿼터 KT는 조직적 디펜스가 인상적이었다. 스몰 라인업으로 오누아쿠의 좁은 수비 폭 약점을 공략한 경기 플랜도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최진광과 신인 박성재의 강렬했던 알바노에 대한 압박 수비도 임팩트가 있었다.

하지만, DB는 여전히 추격권에 있었다. 승부처 지배력이 워낙 강한 알바노가 버티고 있었다. 4쿼터가 시작됐다.

알바노가 역시 3점포를 가동했다. KT는 문정현이 있었다. 3점포로 응수.

알바노가 또 다시 골밑 돌파. 짧은 순간, 헤지테이션, 크로스오버, 그리고 골밑돌파를 성공시켰다. 그러자, 최창진이 미드 점퍼. DB는 이용우가 코너 3점포를 터뜨렸다.

연승을 달리고 있는 DB의 숨은 강점 중 하나는 박인웅, 이용우, 김시래 등이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역할을 100% 한다는 점이다. 이번 장면이 대표적이다.

KT는 해먼즈로 반격했다. 카터가 1대1로 막기 힘든 상황. 깔끔한 돌파가 성공했다. 카터가 응수하려고 골밑 돌파. 하지만, KT 이현석의 더블팀에 공격자 파울을 범했다. 문정현이 알바노를 상대로 미스매치 공략, 골밑을 돌파했다. 72-67, 다시 5점 차 리드.

DB는 오누아쿠를 투입. 그러자 KT는 또 다시 전반 오누아쿠 매치업 헌팅을 가동했다. 박준영이 3점포를 터뜨렸다. 오누아쿠의 3점포는 불발. 그러자 KT는 한희원의 속공으로 응징했다.

7점 차 리드. 하지만, 여전히 DB는 알바노가 있었다. 3점포를 터뜨렸다. 4점 차 남은 시간은 3분6초. KT의 작전타임.

DB는 오누아쿠가 공격에서 변수를 만들지 못했다. 알바노가 스텝 백 3점포를 던졌지만, 에어볼. 반면, KT는 해먼즈와 문정현이 DB의 골밑을 공략했다. 81-75, 1분 여가 남은 상황에서 오누아쿠의 단독 속공 찬스. 하지만, 무리한 드리블로 스틸을 당했다. 추격의 흐름이 끊어진 상황.

DB는 박인웅과 이용우가 연속 3점포를 쐈지만, 림은 끝내 외면했다. 결국 KT가 미소를 지었다.

KT는 강렬했다. 허 훈과 문성곤이 없었지만, 철저한 미스매치와 스몰 라인업으로 오누아쿠를 무력화시켰다. 오누아쿠를 매치업 헌팅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오누아쿠는 골밑 지배력을 가지고 있지만, 승부처에서 골밑을 완벽하게 지배하지 못하는 약점을 드러냈다. 알바노와 이용우 김시래 박인웅 서민수 등이 고군분투했지만, KT의 풍부한 윙맨 자원들의 역습을 막지 못했다.

KT는 해먼즈가 침착하게 자신의 역할을 했다. 하윤기 문정현 박준영 한희원은 위력적이었다. 최진광 최창진 그리고 신인 박성재 역시 공수에서 매우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KT의 강렬했던 게임 플랜, 그리고 그 플랜을 100% 이행한 KT의 반란이었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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