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홍성한 기자] KCC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부산 KCC는 13일 필리핀 필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 2024-2025시즌 메랄코 볼츠와의 B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80-81로 패배했다. 일주일 전 마카오 블랙베어스와의 대회 첫 경기에서 패배했던 KCC는 2패를 기록하게 됐다. 메랄코는 2승(1패)째를 챙겼다.
KCC는 이날 3점슛 성공에서 13-2로 압도하며 높이 열세를 극복하려 했다. 디온테 버튼(26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허웅(14점 3어시스트), 이근휘(14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의 합작품이었으나 승부처에서 버튼과 리온 윌리엄스 모두 5반칙 퇴장을 당한 게 뼈아팠다.
메랄코는 필리핀 국가대표 출신의 주장 크리스토퍼 뉴섬이 8점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아킬 미첼이 골밑에서 33점 22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면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먼저 앞선 건 KCC였다. 1쿼터 시작과 함께 버튼이 자유투 2구를 모두 성공, 이어진 수비에서 스틸에 성공한 버튼이 3점슛까지 터뜨리며 5-0의 리드를 잡았다. 메랄코는 초반 KCC의 골밑 수비에 애를 먹었다. 뒤늦게 뉴섬이 팀의 침묵을 깼지만, 이승현과 허웅이 나란히 3점슛을 꽂으며 리드를 이어갔다.
메랄코의 반격은 1쿼터 중반을 넘어가면서 나왔다. 리바운드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며 적극적으로 골밑을 공략했다. 이에 역전까지 허용한 KCC는 이근휘와 정창영이 연달아 외곽포를 꽂으면서 17-16,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공격 템포를 더욱 끌어올린 KCC는 버튼이 내외곽으로 득점을 올리면서 1쿼터를 26-20으로 마쳤다.
2쿼터 초반까지만 해도 퀸토의 3점슛이 터진 메랄코가 추격의 기세를 끌어올리는 듯 했다. 하지만, KCC는 윌리엄스가 골밑에서 침착하게 반격했고, 버튼의 득점 또한 꾸준했다. 1쿼터에 비해 2쿼터에는 KCC가 리바운드 싸움을 대등하게 가져가면서 메랄코의 추격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에서 이승현이 정확한 야투로 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이근휘와 버튼의 3점슛 또한 꾸준하게 터졌다. 덕분에 KCC는 쿼터 후반 이날 첫 두 자릿수 점수차를 만들어 냈고, 53-42로 앞서며 하프타임을 맞이했다.
KCC가 여유있는 점수차를 만들어 냈지만, 3쿼터 시작과 동시에 경기 흐름은 다시 한 번 뒤집혔다. 미첼이 앤드원 플레이 포함 연속 5점을 올리며 순식간에 KCC의 발목을 잡은 것. 여기에 뉴섬의 슛까지 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야투율이 급격히 떨어졌던 KCC는 53-49까지 쫓겼다.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은 KCC는 국내선수들이 위기 속에 국내선수들이 해결사로 나서기 시작했다. 허웅이 3점슛 두 방을 터뜨렸고, 정창영은 속공 상황에서 앤드원 플레이를 완성, 버튼까지 재차 득점해 64-53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메랄코의 추격세 또한 사그라들지 않았고, KCC는 68-63으로 단 5점만을 앞서며 4쿼터를 맞이했다.
끈질기에 앞서있던 KCC는 4쿼터에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메랄코가 꾸준히 리바운드 우위를 앞세워 추격하던 중 경기 4분여를 남기고 버튼이 5반칙 퇴장을 당한 것.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메랄코는 미첼의 높이를 앞세워 연속 득점에 성공, 경기 3분여를 남기고 승부를 원점(75-75)으로 되돌렸다.
이후 KCC는 결국 미첼의 높이를 제어하지 못했다. 80-80, 단 한 골이 승부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윌리엄스가 리바운드 경합 도중 5반칙 퇴장을 당했고, 이로 인해 종료 6.5초를 남기고 자유투를 얻어낸 미첼이 2구 중 하나를 성공시킨 게 이날의 결승 득점이 됐다.
한편, KCC는 오는 12월 4일 일본의 류큐 골든 킹스와의 원정 경기로 대회 일정을 이어간다. 메랄코는 같은 달 18일 KCC의 안방인 부산을 찾는다.
#사진_EAS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