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양민혁이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5부 팀과의 FA컵 64강전에서 충격의 명단 제외를 당한 양민혁이 다시 엔트리에 진입할 가능성을 살렸다.

선수단 줄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가 티모 베르너까지 부상으로 잃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1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베르너가 탬워스전에서 부상을 입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직접 베르너의 아스널전 결장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발혔다.

독일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베르너는 지난 12일 탬워스와의 FA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뛰었으나 두 차례 빅찬스미스를 기록한 끝에 무득점 침묵했다. 결국 손흥민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토트넘은 연장전 끝에 상대 자책골 포함 3골을 넣고 이겨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다만 경기 후 베르너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토트넘은 주중 아스널전을 앞두고 공격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토트넘 구단은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앞둔 14일 기자회견에서 베르너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는 걸 확인했다. 이 문제에 대한 모든 세부 사항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스캔 결과도 나오지 않았으나 베르너가 아스널전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을 입은 사람은 베르너뿐이었다. 햄스트링을 다쳤다. 우리는 스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베르너의 상황을 알렸다.

베르너는 지난 4월 이후 90분 경기를 처음 소화했다. 게다가 인조잔디에서 뛰다보니 5부팀과 경기했음에도 근육에 무리가 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베르너는 굴리엘모 비카리오,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벤 데이비스, 데스티니 우도기, 로드리고 벤탄쿠르, 윌송 오도베르와 함께 부상자 명단에 오르게 됐다.

부상자로 베스트11을 꾸려도 충분할 정도다. 비카리오를 제외하면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위가 몰렸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도 햄스트링 부상을 두 번이나 당했다.

토트넘은 16일 오전 5시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북런던 더비'를 펼친다.

빡빡한 일정이 이어지던 가운데 최대 라이벌과 결전을 앞두고 베르너까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주전 공격수들을 백업할 선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겨울 토트넘에 합류한 양민혁에게 어느정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2006년생 공격수 양민혁은 지난해 K리그1이 배출한 초신성이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데뷔 시즌이었음에도 강원FC 소속으로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나이를 뛰어넘는 활약을 선보였다. 이 활약으로 시즌 MVP 후보에 올랐고, 영플레이어 수상과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득점하면서 새내기 답지 않은 꾸준함을 선보였다.

양민혁의 재능을 눈여겨 본 토트넘은 지난해 7월 빠르게 협상에 돌입해 영입을 확정했다. 양민혁이 K리그에서 한 시즌을 모두 치를 수 있도록 합류 시점을 뒤로 미뤘고, 양민혁은 올해 1월 공식적으로 토트넘에 합류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민혁에게 기회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리버풀과의 리그컵 4강 1차전서 교체 명단에 깜짝 포함됐던 양민혁은 데뷔전이 유력해보였던 지난 탬워스전에서는 아예 명단 제외되고 말았다.

탬워스가 영국 5부리그에 속한 아마추어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민혁의 명단 제외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탬워스를 상대로도 명단에 들지 못하면 앞으로 기회를 받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아스널전도 기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베르너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양민혁 기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가 왔다.

물론 다른 변수는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전 브라질 국가대표 히샬리송, 토트넘의 네이마르로 불리는 양민혁 한 살 아래 마이키 무어가 베르너를 대신해 손흥민 백업으로 대기한다.

영국 풋볼런던은 "베르너가 얼마나 오래 결장할지 토트넘은 스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자원을 잃은 건 큰 타격이지만 최소한 히샬리송과 무어를 옵션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기자회견 도중 히샬리송과 무어의 이름을 언급했으나 양민혁에 대한 말은 없었다. 베르너가 부상으로 쓰러진 상황에서도 양민혁이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만 분명해진 것이다.



하지만 히샬리송이 오랜 부상 끝에 돌아와 컨디션이 온전치 못한 점, 무어 역시 바이러스 감염으로 지난 몇 주간 정상이 아니었던 점을 고려하면 양민혁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다.

당장 아스널전이 아니어도 베르너의 부상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어느 시점에서는 양민혁 카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양민혁이 데뷔하면 얼마 전 한국 센터백으론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이룬 브렌트퍼드 수비수 김지수에 이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6호가 된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 토트넘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