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예비' 두 글자를 뗀 프리미어리거 양민혁(18)이 손흥민(32, 이상 토트넘 홋스퍼)에게 애교 섞어 "형"이라고 불렀다.
양민혁은 지금까지 손흥민을 "선수"라고 칭해왔다. 지난여름 토트넘이 방한해서 한 차례, 9월 축구대표팀 소집에서 두 번 본 게 인연의 전부라 호칭이 쉽지 않다.
그래서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떠나는 자리에서도 곧 동료가 되는 손흥민에 대해 "워낙 잘하시는 선수라 골 넣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같이 뛰면 정말 영광이고 감사할 것이다. 하루빨리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뛰고 싶다"라고 말했다.
아직은 먼 관계다. 토트넘 입단이 확정된 상황인데도 손흥민과 양민혁은 이렇다할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9월 대표팀 소집을 끝으로 따로 통화한 적도 없다. 손흥민도 양민혁에게 마냥 희망을 주기보다 "프리미어리그는 절대 쉽지 않다. 겁주려는 게 아니다.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프리미어리그에는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들과 포지션을 놓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계속해서 극존칭을 쓰던 양민혁은 "아직 많이 만나지 못해서 형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털어놓으며 "가서 친해진 다음에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웃었다. 이어 "흥민이 형이 계신 토트넘으로 가는데 많이 배우고 열심히 할테니 잘 챙겨주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양민혁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다. 2024시즌 K리그에 고등학생 준프로 신분으로 뛰어든 양민혁은 프로 데뷔 첫해 37경기 12골 6도움을 올렸다. 지난달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MVP와 영플레이어상 모두 후보에 들 정도로 대외 인정을 받았다. 최종적으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양민혁의 번뜩임에 토트넘은 지난여름 영입을 결정했다. 계약할 시점에는 1월 합류에 동의했으나 토트넘의 요청으로 16일 출국했다. 토트넘은 현재 윌손 오도베르, 히샤를리송, 마이키 무어 등 공격 진영에 부상자가 많다. 양민혁이 하루빨리 합류해 팀에 적응하면서 1군 데뷔까지 시킬 계획으로 해석된다.
양민혁은 토트넘행을 준비하며 "마인드 컨트롤과 웨이트 훈련을 했다. 중간에 합류하다 보니 다치지 않도록 휴식에 집중하며 훈련했다"면서 "지금은 80~90% 정도 몸상태다. 토트넘도 회복에 집중하는 스트레칭과 같은 훈련 프로그램을 전달해줬다"라고 말했다.
영국에 도착하는대로 양민혁은 구단으로 향한다. 그는 "토트넘에서 저녁 식사가 예정돼 있다. 참석자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비자도 아직 안 나온 것 같다. 일주일 정도 더 걸릴 것 같은데 여러모로 정리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등번호도 결정해야 한다. 양민혁은 강원FC에서 47번을 쓰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다만 토트넘에서는 바로 사용하기 어렵다. 그는 "47번을 원해 요청했는데 이미 다른 선수가 쓰고 있어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 합류한 뒤 정할 것 같다"라고 했다.
K리그를 지배한 재능인 양민혁은 자신감이 넘친다. 토트넘에서 만날 경쟁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날렵하고 순간 스피드에 자신 있다. 부상 없이 후반기 시즌을 소화하면서 공격 포인트를 쌓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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