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촘촘재란 이런 것이다.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가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서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됐다.
바이에른은 27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바이에른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면서 승점 9점(3승 2패)으로 전체 11위에 올랐다. 반면 PSG는 승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26위(승점 4점)로 미끄러졌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김민재였다. 그는 평소처럼 다요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추며 철벽 수비를 펼쳤고, 헤더 결승골까지 터트리며 바이에른을 승리로 이끌었다. 반면 이강인은 한 명이 퇴장당한 후반 20분에야 교체 투입되며 경기장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위기 속에서 조커로 투입된 셈. 이강인은 짧은 시간 속에서도 날카로운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봤으나 동점골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우스만 뎀벨레가 퇴장당해 10명으로 싸웠기에 쉽지 않았다.
김민재의 결승골은 전반 38분 터졌다. 요주아 키미히가 왼쪽에서 코너킥을 올렸고, PSG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근처에 떨어진 공을 김민재가 들이받는 듯한 헤더로 밀어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김민재는 곧바로 달려온 우파메카노와 함께 포효하며 기쁨을 나눴다.
김민재에게도 뜻깊은 골이었다. 이번 득점은 그의 UCL 통산 1호 골이기 때문.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이던 2022년 9월 8일 리버풀전을 통해 UCL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고, 바이에른에 새 둥지를 튼 뒤로도 쭉 출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수비수인 만큼 득점과는 큰 인연이 없었다. 그랬던 김민재가 UCL 25번째 경기에서 데뷔골을 뽑아내며 약 2년 2개월 만에 폭발한 것.
당연히 POTM(Player of the Match)도 김민재의 몫이었다. UEFA는 김민재를 POTM으로 선정하며 "김민재는 자신의 득점으로 경기를 결정지었고 대결 상황에서 엄청난 강인함을 보여줬다"라고 극찬했다.
김민재는 득점 외에도 93%(55/59)의 패스 성공률, 태클 성공 1회, 차단 1회, 클리어링 7회, 가로채기 2회, 볼 리커버리 3회, 경합 성공 3회 등을 기록하며 수비수로서 본분에도 충실했다. 그 덕분에 바이에른은 공식전 7경기 연속 무실점을 작성할 수 있었다.
음바페 공백 속 흔들리는 PSG, 김민재 앞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PSG는 지난 여름 이적 시장서 음바페까지 떠나면서 공격진 재구성을 강요받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여러 전술적 실험을 진행 중이지만,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날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선발서 제외하는 선택으로 인해 자멸했다.
PSG는 이날 경기에서 김민재의 압박과 커버링에 번번이 막혔다. PSG의 유일한 결정적인 역습 기회조차 김민재의 과감한 태클로 차단됐다. 그는 후방에서 상대 공격수를 완벽히 봉쇄하는 동시에, 중원과의 연계를 통해 뮌헨의 공격 전개에도 기여했다.
"세계 최고 수비수" 독일 언론의 찬사
독일 매체는 김민재에 대한 억까에 가까운 평가로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리그 무실점 연속을 이끈데다가 국내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평가가 달라졌다.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의 활약을 두고 “그는 PSG의 공격 루트를 모두 차단하며 뮌헨의 가장 중요한 선수가 되었다”고 극찬했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는 김민재에 대해 “오늘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였다. 그는 PSG의 위협을 완전히 무력화했다”고 평가했다.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 총 92%의 패스 성공률과 6차례의 태클 성공을 기록하며 양 팀 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억까 대신 찬사만 보내자 평점도 달랐다. 독일 '빌트’ 역시 김민재에게 최고 평점인 1점을 부여하며 “김민재는 단순한 수비수가 아니다. 그는 뮌헨 수비의 더이자 전체 경기의 안정감을 더하는 존재”라고 찬사를 이어갔다.
김민재의 또 다른 강점: 빌드업과 전술적 지능
김민재는 이날 단순히 수비 역할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의 전진 패스와 빌드업 능력은 뮌헨의 공격의 기점이 되었고, 후반전 결승골 역시 그의 정확한 롱패스로 시작된 빌드업 과정에서 나왔다. 김민재는 수비와 공격을 잇는 전술적 허브로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여기에 김민재는 다시 한 번 독일 무대 평정에 나섰다. 나폴리 시절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되며 유럽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첫 시즌은 기대 이하였다. 그래도 이번 시즌은 수비수 출신 대선배 빈센트 콤파니 감독의 지휘 아래 최고의 퍼포먼스를 냈다.
김민재, 아시아 수비수 유럽 무대의 기준을 세우다
PSG전 MOM 선정은 단순히 하루의 성과가 아니라, 이번 시즌 김민재가 꾸준히 보여준 경기력의 결과물이다. 그는 유럽 축구에서 아시아 선수로서의 수비수를 넘어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일본 국대의 토미야스 타케히로나 같은 뮌헨의 이토 히로키 모두 빅클럽서 주전은 커녕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이런 선수들과 달리 김민재는 뮌헨의 부동의 주전이나 핵심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시즌 뮌헨은 지난 시즌 리그 우승 좌절 등을 설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민재가 있다. 아마 뮌헨의 철벽 김민재 시대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