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체인지업이)잘 발전한다면 쉬운 투수는 아닐 거다. 1선발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구종 하나만 더하면 특급 투수가 된다는 기대는 실패로 돌아갔다. LG 염경엽 감독은 1년 전 디트릭 엔스를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뒤 체인지업만 연마하면 리그 에이스가 될 수 있는 투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구종 하나 추가'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LG는 엔스와 결별을 택했다.
LG 트윈스는 27일 오후 "외국인 선수 요니 치리노스와 총액 100만달러(계약금 20만달러, 연봉, 80만달러)에 입단 계약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국적인 오른손투수 치리노스(Yonny Chirinos, 1993년생, 키 188㎝/몸무게 102㎏)는 2013년 템파베이 레이스에 입단해 이후 애틀랜타와 마이애미를 거쳐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75경기 356.1이닝에서 20승 17패 평균자책점 4.22를, 2024시즌에는 6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30이닝 2패 6.3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또한 마이너리그 AAA 통산 62경기에 등판하여 22승 14패 317.2이닝 3.43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올해는 21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110⅔이닝 동안 10승 6패 3.66의 평균자책점으로 활약했다.
구단은 "치리노스는 낮은 코스의 제구력이 좋고, 싱커와 스플리터가 뛰어난 땅볼 유도형 투수이다.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가 가능한 투수로 많은 이닝도 책임져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낮은 코스를 주로 활용하며 땅볼을 유도하고, 또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 엔스와는 다른 성향을 가진 투수라고 볼 수 있다.
엔스는 정규시즌 30경기에서 167⅔이닝을 투구하며 13승(6패)을 올리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4.19로 평범했다. 경기당 투구 이닝은 5.6이닝으로 대략 5⅔이닝. 9이닝당 볼넷이 2.86개로 볼넷 자체가 많지는 않았지만 투구 수 관리가 잘 되는 편은 아니었다. 1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풀카운트 상황이 곽빈 박세웅(107타석) 윌리엄 쿠에바스(104타석)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풀카운트 비율은 14.4%로 곽빈(14.9%)에 이어 2위다.
5점을 주고도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한 경우가 두 번 있었다. 퀄리티스타트는 13번,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1번이었다. 건강하게 30경기에 선발 등판했다는 장점을 가졌으면서도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체인지업 장착도 기대만큼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다른 구종의 비중이 커 보여주는 용도로 쓰기는 했지만 결정구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으나 이 경기를 끝으로 LG를 떠난다.
치리노스는 최근 KBO리그에 도전하는 다른 외국인 투수들처럼 시속 150㎞를 훌쩍 넘기는 강속구 투수는 아니다. 패스트볼 계열 평균 구속은 싱커가 시속 92.7마일(149.2㎞), 포심이 93마일(149.6㎞)로 나타났다. 대신 메이저리그에서도 9이닝당 볼넷이 2.5개에 불과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투수다.
지난해에는 싱커(투심)와 슬라이더, 스플리터 위주로 투구하다 올해는 스플리터를 줄이고 포심의 비중을 높였다. 마이너리그에서는 9이닝당 피안타가 8.9개에 불과했고, 피홈런 역시 0.8개로 많지 않았다. 9이닝당 탈삼진이 7.1개로 맞혀 잡는 투구를 했다.
한편 치리노스는 "KBO리그 인기 구단인 LG트윈스에서 뛸 수 있어서 기쁘다. 비시즌 몸 잘 만들어서 준비하겠다. LG트윈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알고있다. 벌써부터 2025시즌 팀에 합류할 생각을 하니 기대된다. 팬들이 바라는 성적으로 즐거운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