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이적설에도 손흥민은 굳건하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 승리에 기여했다. 유럽 이적시장 소식과 관련해 공신력인 높은 기자들이 손흥민과 토트넘이 시즌 후 ‘결별’이 아닌, 1년 더 ‘동행’을 하는 쪽에 힘을 실어주면서 들끓던 이적설도 조금씩 가라앉는 분위기다. 이제 손흥민의 눈은 오직 팀 승리에만 맞춰져 있다.
손흥민은 23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도움 1개를 올렸다.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20분 제임스 매디슨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토트넘이 전방 압박 끝에 공을 빼앗자 페널티지역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맨시티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침투패스로 문전으로 쇄도하던 매디슨의 득점을 도왔다. 토트넘은 맨시티에 4-0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과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스피드가 잘 먹힐 것으로 봤다”며 손흥민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국내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인 ‘비인 스포츠’가 “토트넘을 상징하는 손흥민이 내년 여름 계약이 끝남과 동시에 팀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갈라타사라이를 비롯해 다양한 팀과 연결이 되고 있다. 새 행선지가 유럽의 다른 리그일 가능성이 크지만, 아시아로 돌아오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며 손흥민과 토트넘이 이번 시즌 후 헤어진다고 보도를 한 것이었다. 이 보도 직전에도 손흥민을 원하는 갈라타사라이가 토트넘과 곧 협상에 들어가고, 토트넘이 1월 중으로 손흥민을 이적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들이 있었다.
손흥민은 2021년 재계약을 하면서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포함했는데, 당초 재계약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였던 토트넘이 옵션을 발동한다는 소문이 퍼졌고,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그래서 이 이적설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여부를 떠나, 재계약 문제를 두고 손흥민과 토트넘 사이에 이견이 있어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영국 TBR풋볼이 “새 계약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는 것을 토트넘이 손흥민 측에게 전달했고, 손흥민 측이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토트넘도 손흥민을 이적시킬 생각이면 이적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을 1년 더 묶어두고 시간을 번 후 이적 협상을 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었다.
실제로 비인스포츠의 보도가 나온 뒤 유럽 이적시장 소식의 공신력이 크기로 유명한 파브리시오 로마노와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음 시즌에도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뛸 것이라며 이적설들을 부인했다.
비인스포츠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맨시티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손흥민은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아주 멋진 경기력이었고, 매디슨에게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됐다”고 적었다. 이적설에 흔들리기는 커녕, 경기에만 집중하고 동료의 생일을 축하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토트넘의 향후 일정은 빡빡하다. 오는 29일 AS로마(이탈리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풀럼(12월1일), 본머스(12월6일), 첼시(12월9일)로 이어진다. 상대를 떠나 11일간 4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은 ‘캡틴’ 손흥민은 냉정하게 팀의 승리만을 바라본다. 토트넘도 손흥민이 있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