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번 시즌에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왕좌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은 논란만을 남겼다.
경기는 후반전 막판 수비수 존 스톤스의 극장 동점골이 터지면서 2-2로 끝났지만, 석연치 않았던 주심의 판정과 일부 선수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 등으로 인해 경기가 얼룩졌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의 주포이자 3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도전하는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은 스톤스의 극장골이 나온 직후 아스널의 센터백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의 머리에 공을 강하게 던지는 기행을 펼쳐 논란을 자초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해 13점이 된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12점)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지만 리그 테이블 선두를 유지했고, 아스널도 4위 자리를 지켰다.
홈팀 맨체스터 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에데르송이 골문을 지켰고 요슈코 그바르디올, 마누엘 아칸지, 후벵 디아스, 카일 워커가 수비진을 구축했다. 일카이 귄도안과 로드리가 허리를 받쳤고 제레미 도쿠, 베르나르두 실바, 사비우가 2선에서 최전방의 홀란을 지원했다.
원정팀 아스널은 4-4-2 전형으로 나섰다. 다비드 라야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한 가운데 리카르도 칼라피오리,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위리엔 팀버르가 백4를 만들었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데클런 라이스, 토마스 파티, 부카요 사카가 중원을 맡았다. 레안드로 트로사르와 카이 하베르츠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시작 9분 만에 홀란의 선제골이 터지며 맨체스터 시티가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다. 사비우가 터치로 아스널 수비진을 벗겨낸 뒤 공간으로 파고드는 홀란에게 패스를 찔렀고, 홀란이 이를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아스널도 쉽게 물러서는 팀이 아니었다. 아스널은 전반 22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어진 신입생 칼라피오리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 원더골로 맨체스터 시티를 따라갔다. 이어 전반전 추가시간 마갈량이스가 코너킥에서 헤더 역전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리드를 빼앗긴 뒤에도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트로사르가 퇴장당한 이후 사카 대신 수비수 벤 화이트를 투입해 무게중심을 뒤로 뺀 채 수비에만 집중한 아스널의 골문을 좀처럼 열지 못했다. 결정적인 찬스 때마다 빛났던 라야의 선방도 맨체스터 시티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경기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결국 맨체스터 시티가 후반 추가시간 8분 경기 균형을 맞추면서 아스널에 패배를 허용하지 않았다. 코너킥 이후 흘러나온 공을 스톤스가 집중력을 발휘해 밀어 넣으면서 기어코 동점을 맞춘 것이다.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두고 싸우는 두 팀의 '미리보는 결승전'은 그렇게 2-2로 끝났다.
치고 받는 경기 양상이나 선수들의 질 높은 플레이 등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지만, 이 경기는 논란이 될 만한 장면들을 몇몇 낳았다.
우선 전반 22분경 칼라피오리의 동점골 장면 직전 마이클 올리버 주심이 맨체스터 시티의 측면 수비수 워커를 불러서 무언가를 지시했는데, 워커가 수비 진영으로 복귀도 하기 전에 아스널의 프리킥을 지시해 맨체스터 시티 수비진을 분노케 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분노해 벤치를 걷어찰 정도였다.
전반 추가시간 9분에는 트로사르가 어이없는 시간 지연으로 퇴장당하면서 명승부가 될 수 있었던 경기를 망쳤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었던 트로사르는 실바와 경합을 벌인 뒤 파울이 선언되자 공을 멀리 찼는데, 주심은 이를 시간 지연 행위로 판단해 트로사르에게 경고를 줬다.
맨체스터 시티의 극장골이 터진 직후에는 선제골의 주인공 홀란이 기행을 벌였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홀란은 스톤스의 동점골이 터진 후 공을 주워다가 하프라인에 다시 갖다 놓는 대신 아스널의 수비수 마갈량이스의 머리에 강하게 던졌다. 경기 내내 경합하면서 신경전을 벌이는 등 으르렁댔던 두 선수의 상황을 생각하면 홀란의 행동에는 감정이 담겼던 것으로 보인다.
명백한 비매너 행위였지만, 홀란은 이런 행동을 하고도 경고나 주의를 받지 않았다. 동점골 직후 상황이 워낙 어지러웠고, 주심이 해당 장면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홀란은 중계 카메라와 현지 매체들의 지적을 피하지는 못했다.
많은 기대를 불러모았던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의 시즌 첫 맞대결은 그렇게 논란만 남긴 채 끝났다. 경기 결과만 두고 본다면 맨체스터 시티는 홈 경기에서 10명이 싸운 아스널을 상대로 승점 1점만을 얻어 아쉽고, 아스널은 수적 열세에도 승기를 잡았으나 막판에 승점 2점을 잃어 아쉬운 경기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