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동료들 덕분에 웃음을 되찾았다.

포르투갈은 2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16강에서 슬로베니아와 연장까지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8강에 올랐다.

유로 2016 우승 이후 8년 만에 다시 준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포르투갈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섰던 유로 2020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다.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가 무산될 뻔했다. 그것도 자신의 실수가 가장 컸기에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호날두는 전후반 90분 동안 포르투갈의 공격을 이끌었다. 장기인 헤더와 프리킥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슬로베니아의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호날두의 시도는 번번이 골대를 외면해 아쉬움을 삼켰다.

호날두의 침묵 속에 포르투갈은 90분 동안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슬로베니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전반 13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문전 쇄도에 슈팅이 걸리지 않았고, 전반이 끝나기 전에는 하파엘 레앙이 왼쪽 깊숙히 돌파해 내준 컷백은 팔리냐가 회심의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에는 한 차례씩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다. 포르투갈이 후반 12분 칸셀루의 패스를 비티냐가 슈팅했지만 수비 벽에 막혔다. 수비에 열중하던 슬로베니아도 후반 16분 세스코가 페페를 스피드로 따돌린 뒤 마지막 슈팅을 했는데 무위에 그쳤다.

답답해진 포르투갈은 지오구 조타를 투입하면서 공격진을 강화했다. 호날두도 슈팅을 곁들이면서 슬로베니아를 위협했다. 후반 막바지 호날두의 왼발 슈팅이 날카로웠는데 얀 오블락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결국 0-0으로 연장전에 접어든 포르투갈은 선제골 기회를 잡았다. 조타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호날두가 키커로 나섰다. 호날두는 자신있게 오른발 슈팅을 때렸는데 오블락 골키퍼에게 완벽하게 읽혔다. 페널티킥을 놓친 호날두는 7개의 슈팅에도 득점하지 못했다. 급기야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눈물을 펑펑 흘려 눈길을 모았다. 소속팀에서는 페널티킥을 거의 놓치지 않았기에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120분 동안 어느 쪽도 골을 뽑아내지 못하면서 승부차기로 흘렀다. 슬로베니아의 선축으로 시작됐고, 포르투갈의 승리 주역은 호날두가 아닌 골키퍼 지오구 코스타였다. 코스타는 슬로베니아의 1~3번 키커를 모두 막아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1번으로 나서 이번에는 성공하면서 연장전에서의 실축을 만회했다.

슬로베니아가 모두 실패한 사이 포르투갈은 호날두,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가 내리 성공하면서 3-0으로 끝냈다. 오열하던 호날두는 그제서야 동료들과 환하게 웃었다. 커리어 마지막 유로 출전이기에 호날두는 자신의 실축으로 물건너간 것 같던 우승 도전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호날두는 경기 후 유로 2024 홈페이지를 통해 "힘들었지만 이게 축구다. 상대 수비가 아주 강했다. 그래도 우리가 더 나은 플레이를 했고 8강에 진출할 자격이 있었다"라고 웃었다. 경기 최우수 선수는 승부차기에서 3명의 킥을 막아낸 코스타 골키퍼에게 돌아갔다.

8년 만에 8강에 오른 포르투갈은 앞서 벨기에를 1-0으로 꺾은 프랑스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사실상의 결승전인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8강은 오는 6일 오전 4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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