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FA 미계약 신분으로 시장에 남아있는 김하성(30)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복귀가 가능할까. 구단 경영권을 놓고 집안 분쟁이 터진 샌디에이고의 복잡한 상황이 김하성의 FA 거취마저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오프시즌을 평가하면서 샌디에이고에 ‘F’ 학점을 매겼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나란히 F학점을 받으며 최악의 겨울을 보낸 팀으로 평가됐다.
보든은 ‘샌디에이고는 이번 오프시즌에 단 한 명의 선수도 트레이드하거나 FA 영입하지 않았다.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공격적이었던 샌디에이고가 올겨울에는 시애틀과 함께 가장 활동이 적은 팀이 됐다’면서 오프시즌 내내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샌디에이고의 조용한 겨울을 지적했다.
이어 ‘샌디에이고의 오프시즌 가장 큰 뉴스는 누가 프랜차이즈 통제권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구단주 그룹 내의 권력 투쟁이었다. 예산이 빠듯한 샌디에이고는 FA 시즌에 접어드는 딜런 시즈와 루이스 아라에즈에 대한 트레이드 제안도 듣고 있다’며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 유격수 김하성을 다시 데려올 수 있을지 여부를 팀의 가장 큰 물음표라고 했다.
디애슬레틱에서 샌디에이고를 담당하는 데니스 린 기자도 기사를 통해 ‘이번 주 불미스러운 소유권 분쟁이 공개적으로 알려진 샌디에이고 구단이 혼란에 빠졌다. 이로 인해 야기된 불확실성이 팀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23년 11월 별세한 피터 세이들러 전 구단주의 미망인 실이 피터의 동생인 밥과 맷을 고소한 사실이 지난 7일 알려졌다. 신탁 관리인으로서 의무 위반과 사기를 이유로 시동생들에게 소송을 제기한 실은 피터가 사망하기 전 자신을 팀의 책임자로 지정했고, 자신과 자녀들이 구단의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탁 관리인으로서 맏형 존 세이들러를 새로운 구단주로 내세운 맷은 실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반박하면서 법정 싸움 예고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주가 되기 위해선 구단 지분을 최소 15%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실과 자녀들은 25%가량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근거로 구단 장악을 위한 법적 조치 들어갔지만, 당장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경영진 입장에선 소유권을 둘러싼 내분이 구단 매각과 연고지 이전설로 확대되고 있어 난감하다.
디애슬레틱은 ‘일부 관계자들은 샌디에이고가 사사키 로키 영입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구단 소유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영입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에이전트는 “이런 부분까지도 협상 과정에서 대화의 일부가 될 것이다. 물론 부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는 피터 세이들러 구단주 체제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도약했다. 2012년 론 파울러와 함께 샌디에이고를 인수한 그는 2020년 11월에 단독 구단주가 된 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갑을 열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 달러), 조 머스그로브(5년 1억 달러), 잰더 보가츠(11년 2억8000만 달러), 다르빗슈 유(6년 1억800만 달러), 매니 마차도(11년 3억5000만 달러), 제이크 크로넨워스(7년 8000만 달러) 등 여러 스타 선수들에게 대형 장기 계약을 안겼다. 공격적인 투자 속에 인기팀으로 변모한 샌디에이고는 최근 5년간 3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최근 2년 연속 구단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그러나 2023년 11월 피터가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구단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구단 전담 중계 방송사였던 밸리스포츠 소유주인 다이아몬드스포츠그룹의 파산까지 겹쳐 중계권 수입이 끊긴 샌디에이고는 긴축 모드로 돌아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올겨울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지며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선발투수 마이클 킹, 외야수 잭슨 메릴과 연장 계약을 추진 중이지만 지지부진하다. 부상 리스크로 FA 가치가 떨어진 김하성과 재결합 가능성도 심심찮게 거론되지만 지금 샌디에이고를 둘러싼 여러 복잡한 상황을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