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나이를 생각하면 진작에 왔어야 할 노쇠화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8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오른손 투수 저스틴 벌랜더와 1년 1500만 달러(약 22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벌렌더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 헌액이 확실시 되는 선수다. 1983년생 42살로 올해 무려 메이저리그 20번째 시즌을 맞는다.
그간 걸어온 길을 보면 벌렌더가 얼마나 위대한 투수인지 알 수 있다.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이닝(3415⅔이닝), 탈삼진(3416개), 승리(262승 147패)를 기록했다.
또 사이영상(아메리칸리그)만 무려 3번 수상했고, 2011년엔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까지 거머쥐었다. 올스타에 9번 선정됐으며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다. 선발투수로선 완벽에 가까운 커리어다.
160km가 넘는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에 제구까지 좋아 탈삼진을 밥 먹듯이 잡았다. 부상을 잘 당하지 않고, 많은 이닝 소화능력에 '금강벌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무엇보다 벌렌더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200이닝 이상 던진 시즌만 12번이다.
토미존 수술로 2021시즌을 통째로 거르고 돌아온 2022시즌엔 28경기 175이닝 18승 4패 평균자책점 1.75 탈삼진 185개로 재기에 성공했다. 그 결과 39살 나이에 세 번째 사이영상을 받았다. 40살에 접어든 2023시즌에도 27경기 163⅔이닝을 던지며 13승 8패 평균자책점 3.22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던 2024년은 달랐다. 어깨와 목 부상으로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17경기 90⅔이닝 동안 5승 6패 평균자책점 5.48에 그쳤다. 특히 마지막 7번의 선발에서 평균자책점은 8.10까지 치솟았다. 'ESPN'은 "시즌 후반기 벌렌더는 탈삼진이 떨어지고 피홈런이 늘었다. 전형적인 노쇠화의 징후였다"고 혹평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버스터 포지가 지난해 9월 사장으로 부임한 이래 의욕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벌렌더 영입 전 이번 FA 시장에서 내야수 최대어로 꼽힌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를 7년 1억 8200만 달러(약 2640억 원)에 품었다.
드디어 기량이 꺾인 것으로 평가되는 벌렌더에게도 1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안겼다. 벌렌더는 샌프란시스코에서 5선발로 뛸 것이라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가 있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디비전 우승 경쟁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곳이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 와일드카드 1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투수 최대어 코빈 번스를 영입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등이 포진되어 있다.
이들과 경쟁해서 샌프란시스코가 가을 야구에 나서려면 벌렌더의 부활은 필수다. 벌렌더가 또 한 번 나이를 역행하는 투구를 보일지 주목된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