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굳이 고된 길을 택한 김혜성(LA 다저스)이 과거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서 그랬던 것처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미국 매체 ‘스포팅뉴스’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김혜성의 LA 다저스행 소식을 전하면서 “김혜성은 향후 다저스의 주전 2루수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저스가 기존 주전 선수들 가운데 한 명을 방출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 유력한 후보가 개빈 럭스다”라고 내야수 럭스의 불안해진 입지를 짚었다.
스포팅뉴스는 “럭스는 다저스에서 통산 412경기에 출전했고, 그라운드 곳곳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최근 움직임을 보면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라며 “럭스는 지난 시즌 2루수로 138경기에 출전했다. 2022년 이후 외야수로 뛰지 않았고, 다저스 외야진은 꽉 차 있다. 럭스는 2026년 이후 자유계약선수가 되기에 그를 포기하고 그 대가로 괜찮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그렇다면 어떻게 ‘굴러온 돌’ 김혜성이 ‘박힌 돌’ 럭스를 밀어낸다는 것일까. 매체는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8시즌을 뛰었다. 통산 37홈런 OPS .766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타율 3할2푼6리 출루율 .383 장타율 .458에 커리어하이인 홈런 11개를 때려냈다. 반면 럭스는 지난 시즌 타율 2할5푼1리에 10홈런을 기록했다”라고 두 선수의 최근 기세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다저스에게는 럭스를 그대로 놔둔 뒤 그가 뛸 포지션을 찾거나 그를 벤치멤버로 두는 선택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김혜성의 가세로 다저스 선발 내야진은 맥스 먼시, 무키 베츠, 김혜성, 프레디 프리먼이 될 것이며, 외야진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토미 에드먼, 엔디 파헤스, 제임스 아웃맨 또는 마이클 콘포토로 구성될 것”이라고 김혜성의 밝은 앞날을 예측했다.
럭스의 미래에 대해서는 “럭스는 다저스 벤치에서 낭비하기에는 너무 비싼 선수다. 다저스가 3루수마저 보강한다면 럭스 방출은 거의 확정일 것이며, 설령 새로운 3루수를 찾지 못한다 해도 럭스가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은 낮다”라고 전망했다.
김혜성은 지난 4일 새벽 포스팅 마감(4일 오전 7시)을 불과 약 3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MLB.com에 따르면 김혜성의 계약 조건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3억 원)로, 3년 총액 1250만 달러(약 184억 원) 보장에 2028시즌과 2029시즌 팀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성이 택한 다저스는 자타공인 메이저리그 최강 팀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8회, 내셔널리그 우승 25회(최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22회 등 화려한 역사를 자랑한다.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 류현진 등이 활약해 국내 팬들에게 상당히 친숙하며, 지난해에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워 2020년 이후 4년 만에 월드시리즈 왕좌에 올랐다.
김혜성의 경쟁력을 인정한 매체는 스포팅뉴스 뿐만이 아니다. 다저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다저스 네이션’ 또한 4일 “김혜성이 LA에 도착했다는 것은 다저스가 다이아몬드 전체에서 활약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내야수를 보유하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김혜성은 다저스 야구에 또 다른 측면을 제공하며, 이는 다음 시즌도 대권에 도전하는 다저스의 열망을 뜻한다”라고 바라봤다.
2루수 포지션의 최대 경쟁자인 럭스와의 포지션 싸움 또한 낙관했다. 다저스 네이션은 “김혜성은 다저스에서 2루수로 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럭스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럭스는 오프시즌 내내 트레이드 소문이 무성했지만, 일단은 팀의 주전 2루수로 남아 있다. 김혜성의 합류로 LA에서 럭스의 미래는 흐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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