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김혜성이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주전 경쟁을 펼친다. 26인 로스터 승선을 위해선 빠르게 승부를 걸어야 한다.
다저스는 4일(이상 한국시각) 김혜성과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3억원)의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3년간 125만 달러(약 184억원)이 보장되며 +2년은 구단 옵션이다. 다저스가 옵션을 +2년 옵션을 발동하면 김혜성은 950만 달러(약 140억원)를 추가로 받는 구조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이다. 김혜성은 2024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김혜성은 고형욱 단장에게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락하며 김혜성의 메이저리그행은 급물살을 탔다.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 시스템 절차에 들어갔고, 마감 3시간 전 극적으로 다저스와 사인하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통산 8시즌을 뛰며 953경기 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211도루 591득점 386타점 타율 0.304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을 기록한 현존 최고 2루수다. 2024시즌에는 127경기에 출전해 509타수 166안타 11홈런 30도루 90득점 75타점 타율 0.326 출루율 0.383 장타율 0.488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은 장타에 초점을 맞췄고,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리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뤘지만.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계약 조건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규모도 큰 편이 아니라 다저스는 김혜성을 손쉽게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있다.
험난한 주전 경쟁도 기다리고 있다. MLB.com이 운영하는 'MLB 네트워크'는 김혜성 계약 후 2025년 다저스의 포지션별 주전 선수를 예상했다. 김혜성은 개빈 럭스와 함께 2루 자리에 위치했다.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도 김혜성과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한국계' 유틸리티 플레이어 토미 현수 에드먼도 내야와 외야를 모두 오갈 수 있어 김혜성의 잠재적 경쟁자다.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히 얼굴도장을 찍어야 한다. 어중간한 성적으로는 다저스의 엄청난 내야 뎁스를 뚫어낼 수 없다. 야구 이적 소식을 주로 전하는 '메이저리그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김혜성은 일반적인 유틸리티 선수보다 더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재능 넘치는 다저스의 로스터에서 경쟁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자신의 경기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전했다.
고우석이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고우석도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38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고우석은 계약 후 "메이저리그에서 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LG트윈스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샌디에이고 구단에도 감사하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좋은 모습으로 모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시 고우석은 마쓰이 유키, 로버트 수아레즈와 마무리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고우석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서 6경기에서 무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60에 그쳤다. 5이닝 동안 11개의 안타를 맞았고 홈런도 하나 허용했다.
서울시리즈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고우석은 공식 개막전에 앞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스패셜 매치에 등판했다. 샌디에이고가 5-2로 앞선 9회말 세이브 상황에서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1아웃을 잡은 뒤 이재원에게 좌월 투스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2개의 아웃카운트를 더해 1이닝 2실점으로 쑥스러운 세이브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도중 마이애미 말린스에 트레이드됐고, 빅리그에 올라오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마쳤다.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44경기에 출전해 4승 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했다.
순조로운 메이저리그 입성을 위해선 실적이 필요하다. 다저스는 오는 2월 중순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이후 3월 18~19일 일본 도쿄에서 시카고 컵스와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도쿄시리즈를 치른다. 김혜성이 경쟁력을 입증하고 도쿄시리즈에서 데뷔전을 치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