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곤란하게 만들지 마세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인터뷰에서 사사키 로키(지바롯데 마린즈) 영입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대답을 피했다. 1년 전 윈터미팅에서 "오타니 쇼헤이 측과 만났다"고 떠벌리다 논란을 일으킨 점을 의식하는 듯하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해 윈터미팅 기간 '말실수'를 했다. 그는 "구단이 며칠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오타니와 2~3시간 만남을 가졌다"며 "오타니는 분명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실제 영입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당시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오타니 측에서 구단 쪽에 만남이 있었다는 사실을 함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른 구단에서는 모두 대답을 피했다. 시카고 컵스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특정 선수와 협상에 대해 얘기할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질문이지만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을 피했다. 토론토블루제이스 존 슈나이더 감독 또한 같은 태도였다. 그는 "우리는 많은 선수를 만난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정도까지만 말할 수 있다. 구단에서 맡아서 할 일"이라고 얘기했다.
디애슬레틱은 "오타니가 어떤 팀과 계약할지는 알려진 바 없다. 그의 협상 과정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후보로 꼽히는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에이전트 발레로는 그들에게 세부 사항을 유출하면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오타니는 결국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라는 역사적인 계약을 맺었다. 그래도 로버츠 감독은 지난해 윈터미팅 때 흘린 진땀을 잊지 않은 것 같다. 20일 MLB네트워크 인터뷰에서 사사키 영입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다저스 팬으로 유명한 배우 브라이언 크래스턴과 토크쇼 형식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두 사람의 대화는 내년 시즌 준비에 대한 내용으로 흘러갔다. 크랜스턴이 내년 시즌 전력 강화 방안에 대해 물었고, 로버츠 감독은 "지금까지 우리가 한 가장 큰 일은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한 것이다. 또 타일러 글래스나우가 돌아오고,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돌아온다"고 밝혔다.
이때 크랜스턴이 끼어들어 "사사키"를 언급하자 로버츠 감독이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사사키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 수 없다"고 답했다. 크랜스턴이 또 한번 "사사키"라고 압박하자 로버츠 감독은 "나를 곤경에 빠트리지 말라"며 웃어넘겼다.
사사키는 지난 10일부터 메이저리그 포스팅 일정을 시작했다. 45일 동안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뉴욕 메츠가 사사키 측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키 세이야와 이마나가 쇼타 두 명의 일본인 선수를 보유한 컵스 또한 사사키 측을 직접 만나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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