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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18일(한국시간) FA 내야수 김하성(29)에게 가장 적합한 행선지로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다저스를 꼽았다. 김하성이 행선지로 적합한 10개 구단을 순위로 매겼는데, 1위 다저스 2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3위 시애틀 매리너스 순이었다. 내야수 보강이 필요한 갑부 구단 뉴욕 양키스가 5위에 올랐고, 김하성의 원소속팀인 샌디에이고는 8위에 그쳤다.
다저스는 과거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1994~2001년), 최희섭(2004~2005년), 서재응(2006년), 류현진(2013~2019년)이 뛰면서 한국에서도 인기 팀이 됐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투타 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를 10년 총액 7억 달러(약 1조61억원)에 영입하면서 주가를 더 올렸다.
블리처리포트는 FA 시장이 열렸을 때부터 김하성의 유력 행선지로 다저스를 꼽았다. 지난달에는 '김하성이 다저스와 1년 1400만 달러(약 201억원) 단기 계약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하성은 FA 유격수 대어로 꼽히며 한때 1억 달러(약 1436억원)까지 평가받았으나 시즌 막바지 어깨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몸값이 폭락했다. 최근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의 계약 규모를 2년 3600만 달러(약 517억원)로 예측했다.
미국 언론은 김하성이 단기 계약 또는 옵트아웃이 포함된 계약을 추진하면서 1년 뒤 FA 재수를 노리는 전략을 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하성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선수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전략이다.
블리처리포트는 '샌디에이고 팬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계약이 되겠지만, (김하성의 다저스행은) 매우 말이 되는 이야기다. 2025년 시즌에 무키 베츠가 키스톤콤비 가운데 한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토미 에드먼을 중견수 유틸리티로 기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남은 한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옵션은 미구엘 로하스와 개빈 럭스뿐이다. 맥스 먼시는 3루수로 남겠으나 내년 여름이면 나이 35살이 되고 올해 정규시즌에는 73경기밖에 못 뛰었다'며 내야 보강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하성이 적임자인 이유는 간단하다. 2루수와 유격수, 3루수까지 되는 슈퍼 유틸리티이기 때문. 김하성은 2022년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르고, 지난해는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를 수상하는 등 빅리그에서도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한다. 입지가 애매해서 본의 아니게 유틸리티가 된 선수와는 결이 다르다. 김하성은 모든 포지션에서 수비가 다 뛰어나 유틸리티로 쓰임새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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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양키스도 기대해 볼만한 행선지다. FA 최대어 후안 소토를 뉴욕 메츠에 뺏긴 양키스는 18일 시카고 컵스와 트레이드로 MVP 출신 거포 코디 벨린저를 영입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블리처리포트는 '양키스에서 재즈 치좀 주니어가 2루수로 나서면 김하성은 3루수로 나설 수 있고, 치좀 주니어가 3루수로 가면 김하성은 2루수로 뛸 수 있다. 치좀 주니어를 외야수로 활용하면 2루수와 3루수 모두 김하성에게 기회가 생긴다. 양키스는 현재 라인업에 구멍이 꽤 있어서 FA 시장에서 어떤 야수든 영입하려 할 것이다. 김하성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하성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약 402억원)에 계약하면서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첫해는 주전 유격수였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높은 벽에 부딪히고, 타석에서도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꽤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김하성은 빅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당시 원형 탈모가 생겼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022년부터 주전으로 발돋움한 김하성은 현재 샌디에이고 팬들이 경기마다 가장 크게 이름을 불러주는, 가장 사랑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성적은 540경기, 타율 0.242(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78도루, 200타점, 229득점, OPS 0.706이다.
김하성은 미국에서 지난 4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고, 처음으로 평가를 받기 위해 시장에 나왔다. 미국 언론의 예상대로 다저스와 일단 단기 계약을 추진하면서 오타니와 한솥밥을 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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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