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후반기 판도, 심상치 않은 기세의 '3위'에게 물어봐[V리그 포커스]

입력
2025.01.13 10:17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남녀부 '3위' KB손해보험과 정관장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프로배구 V리그 후반기 판도 전체를 흔들 만큼 강력하다.

KB손해보험은 11승9패(승점 31), 정관장은 13승6패(승점 36)로 남녀부에서 나란히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52)·흥국생명(승점 45)과는 아직 차이가 있지만, 구단 연승 역사를 새로 쓸 만큼 치고 올라오는 기세가 좋다.

KB손해보험은 초반만 해도 선두 경쟁에서 완전히 배제된 팀이었다. 개막 후 5연패를 기록하는 등 출발이 좋지 못했고 외부 악재도 덮쳤다.

미겔 리베라 감독이 건강 문제로 팀을 떠나 초반부터 어수선했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 사령탑을 감독으로 영입하려다 논란 끝에 실패, '감독 이슈'가 계속 이어졌다.

게다가 홈구장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돼 우여곡절 끝 인근 대학교 체육관에 임시로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거듭된 악재는 선수들끼리 뭉치는 반등의 계기가 됐다. 황택의는 "외부 어려움이 많아 내부적으로는 더 돈독히 뭉치려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나경복과 황택의가 전역하고 박상하를 영입하는 등 새 얼굴이 많아진 게 초반에는 독이었는데, 시간이 쌓이고 돈독한 분위기가 더해지자 시너지가 났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19일 삼성화재전 이후 내리 6연승을 달렸다. 여기엔 2위 대한항공을 상대로 거둔 두 번의 3-2 승리도 포함돼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도 대부분 정리됐다.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정식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기대를 모으는 아시아쿼터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모하메드)은 데뷔전을 기다리고 있다.

KB손해보험이 기록 중인 6연승은 구단 역대 최다 타이다. 가장 최근의 6연승은 3년 전인 2021-22시즌이다. 해당 시즌 KB손해보험은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를 앞세워 준우승까지 차지, 강력한 돌풍을 일으켰던 바 있다.

착실한 리빌딩으로 전력이 고르게 좋아진 지금의 KB손해보험 역시 그때와 비교해 부족하지 않다. 역대 최다 신기록인 7연승까지 일구면, 그 뒤로 얼마나 더 치고 올라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자부 정관장도 순위는 3위지만 기세와 자신감은 V리그에서 가장 좋다.

지난해 11월 30일 IBK기업은행을 3-0으로 승리한 뒤, 지난 10일 GS칼텍스전까지 해를 넘겨 약 6주 동안 내리 9경기를 이겼다.

이는 구단 창단 이래 최다 연승 신기록으로, KT&G 시절이던 2009년 2월 15일부터 3월 15일까지 작성한 종전 최다 기록인 8연승을 무려 16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 기간 정관장은 개막 14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에 제동을 걸었고, 중위권에서 경쟁하던 기업은행을 두 차례 모두 셧아웃으로 따돌리며 쭉쭉 치고 나갔다.

정관장도 개막 초에는 흐름은 좋지 않던 팀이었다. 조직력이 미흡한 아쉬움 속 개막 10경기서 4승6패,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시너지가 나면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주장이자 세터인 염혜선을 중심으로 미들블로커 박은진, 정호영, 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 표승주,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리베로 노란까지 전 포지션이 경험과 패기를 고루 갖춰 빈틈이 없다.

특히 아포짓 스파이커였던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리시브에 가담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한 뒤 기량이 만개, 팀 전력이 급상승했다.

자신감이 붙은 정관장은 내친김에 14일 기업은행을 상대로 창단 첫 두 자릿수 연승까지 도전한다.

특히 여자부는 선두 흥국생명이 최근 6경기서 1승5패로 주춤하고, 2위 현대건설(승점 43)도 페퍼저축은행에 2연패를 헌납하는 등 상위 팀들이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어 정관장의 추격 보폭이 더 넓게 느껴진다.

정관장이 기업은행을 잡으면 10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쓰는 건 물론, 2위와 승점 차이가 4점까지 좁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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