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인 이한비가 팀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한비는 여자부의 제7구단 페퍼저축은행이 탄생할 때 팀의 창단 멤버였다. 흥국생명에서 뛰던 이한비는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했고, 바로 팀의 주장까지 맡았다. 이후 세 시즌 동안 팀을 든든하게 지켰지만 늘 최하위에 머무르는 아픔도 맛봐야 했다.
이후 이한비가 페퍼스의 일원으로 맞는 네 번째 시즌인 도드람 2024-2025 V-리그, 이한비와 페퍼저축은행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늘 최하위를 전전하던 페퍼저축은행은 조금은 불리한 입장이지만 중위권 싸움에 당당하게 참여하고 있고, 이한비는 팀의 핵심 선수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9일 화성 종합경기타운체육관에서 치러진 IBK기업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도 이한비는 맹활약을 펼쳤다. 블로킹 1개‧서브 득점 2개 포함 19점을 터뜨렸다. 공격 성공률도 41.03%로 준수했고, 5세트에는 팀의 승리를 확정짓는 매치포인트 득점을 만들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한비의 맹활약에 힘입어 3-2(25-19, 23-25, 17-25, 25-22, 16-14)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한비는 “브레이크 기간에 부상이 좀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많은 관리를 해주셨고 휴식도 취하면서 회복할 수 있었다. 덕분에 그동안 한 번도 못 이긴 IBK기업은행을 이기면서 2025년을 시작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페퍼저축은행은 3라운드 맞대결에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엄청난 경기력으로 IBK기업은행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맹추격을 펼쳤지만 결국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그 이후의 피드백이 궁금했다. 이한비는 “휴식기 동안은 블로킹 타이밍 수정이나 리시브 보완에 주력했다. 경기가 다가왔을 때는 IBK기업은행을 분석하면서 약속된 플레이를 준비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준비한 플레이가 잘 나온 것 같다”는 이야기를 뿌듯한 목소리로 들려줬다.
페퍼저축은행은 3라운드의 마지막 경기였던 현대건설전에 이어 또 한 번 5세트 접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팀의 응집력이 한층 올라온 모양새다. 이한비 역시 “5세트 경기를 연달아 이기면서, 고비를 넘기는 힘이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대로 서로를 믿으려고 노력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이한비에게 가장 던지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페퍼저축은행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 해왔던 선수로서, 팀과 본인이 어떻게 성장해가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한비는 환한 미소와 함께 “팀이 처음 창단됐을 때 나는 너무 좋았다. 그 이후에는 팬 여러분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동료들과 하나의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의 시간을 짧게 돌아봤다. 이후 “과거에는 앞장서서 팀을 이끄는 언니들을 따랐다면, 이제는 내가 그런 언니가 돼서 팀을 더 멋지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내가 이끌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씩씩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표정에서는 뿌듯함과 행복함이 느껴졌다.
이한비는 페퍼저축은행의 심장 같은 존재다. 코트 위에서는 핵심 그 자체인 존재고, 코트 안팎에서 팬들의 조건 없는 사랑을 받는, 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그런 이한비의 맹활약은 페퍼저축은행의 후반기 대반격을 이끌 열쇠가 될 것이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