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반등 기회 있을 것"...여전한 실바의 결정력, '부상 병동' GS가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기다린다 [현장노트]

입력
2024.12.12 12:01


어떻게 이럴 수가. 분명 지난 28일 흥국생명전에서 발목을 크게 접질러 고통을 호소하던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GS칼텍스)였다. 그런데 2주도 안 돼 돌아와 11일 한국도로공사전에 선발로 등장했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실바는 이날 상대 코트를 그야말로 폭격했다. 놀랍다 못해 무서운 회복력에 적장도 혀를 내둘렀다. "실바가 없을 거라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일찍 돌아와 경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실바는 이날 서울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맞대결에 선발로 나서 블로킹 2개와 서브 2개를 포함 43점을 몰아치며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비록 경기는 한국도로공사의 3-2 승리로 끝났지만 독보적인 존재감이었다.

이 경기에서 실바는 1세트 양 팀이 2-2로 맞선 때 벼락같은 강스파이크를 날려 첫 득점을 신고했다. 그러더니 다시 7-9로 밀린 상황에서 오픈과 퀵오픈을 묶어 동점포를 쏘아 올린 뒤 세트가 끝날 때까지 폭격을 계속해 한 세트에만 11점을 몰아쳤다.

2세트에도 실바의 손끝은 식을 줄 몰랐다. 4-7에서 김지원의 토스를 건네받아 상대 코트를 강타하며 다시 팔을 걷어붙인 실바는 이후 놀라운 집중력으로 점수를 쓸어 담기 시작했다. 11-12에서 유서연의 2단 연결을 정확하게 마무리하며 완벽한 하이볼 처리 능력을 뽐냈고, 14-14에서는 상대 블로킹을 높은 타점의 백어택으로 찍어눌러 역전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실바는 퀵오픈으로 20-22, 블로킹으로 22-24를 기록하면서 2세트에도 8점을 올렸다.

계속해서 3, 4세트에도 각각 9점, 11점을 뽑아내며 맹공을 이어간 실바는 5세트 15-15 듀스 상황에서도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파워의 백어택으로 상대 리베로 임명옥을 압도하며 팀을 매치포인트로 이끌었다. 이후 한국도로공사에 내리 3점을 빼앗기면서 끝내 웃지는 못했지만 실바는 실바였다.

지난 시즌 GS칼텍스 유니폼을 입고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실바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가파른 득점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11일 현재 실바는 이 부문 8위(235점)에 랭크돼 있지만 세트당 기록을 따지면 얘기가 다르다. 시즌 통산 득점 1~7에 올라 있는 선수 가운데 실바(세트당 6.91점)보다 득점 결정력이 좋은 선수는 IBK기업은행의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세트당 7.06점)이 유일하다. 잔부상에 발목을 잡히지만 않았다면 실바 역시 빅토리아와 시즌 통산 득점 부분에서 1~2위를 앞다퉜을 것이 유력하다.

이날 패배로 9연패에 빠진 GS칼텍스로서는 그만큼 실바의 공백이 아쉬웠을 법하다. 하지만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실바는 다음 경기에도 쭉 나올 거다. 경기를 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조금 쉬었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신체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번 시즌 유독 GS칼텍스가 부진한 이유는 실바 공백 때문만은 아니다. 개막 전후로 안혜진, 권민지, 유서연, 최가은 등 핵심 전력의 줄부상이 잇따르면서 GS칼텍스에 대규모 '부상 병동'이 차려진 게 컸다. 하지만 실바가 이대로 계속 건재함을 보여주는 가운데 올스타전을 기점으로 전력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GS칼텍스는 후반기 또 다른 국면을 마주할 수 있다.

이영택 감독도 "올스타 브레이크가 앞당겨 진행돼서 좋게 작용하는 부분이 있다. 남은 3라운드를 잘 치르는 게 중요할 거 같다. 올스타전 전후로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후반기에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시즌 한국도로공사에 3전전패를 당한 GS칼텍스는 1승12패, 승점 6으로 최하위(7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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