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뉴스1) 권혁준 기자 = 연승이 끊긴 흐름에 부담스러운 일정까지 겹쳤다. 11월의 마지막이 좋지 못했던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에 '위기의 12월'이 왔다.
기업은행은 지난 11월 30일 경기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7-25 13-25 14-25)으로 완패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승리했다면 2015-16시즌 이후 8년 만에 7연승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아쉬움을 삼켰다.
단순한 1패 이상의 충격을 받은 이유는 경기력이 너무도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대 정관장의 준비가 좋았던 것도 있었지만, 기업은행은 경기 내내 한 번도 흐름을 잡지 못할 정도로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지 못했다.
경기 후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이 "할 말이 없다. 모든 게 안 됐다"며 쓴웃음을 지을 정도였다.
스포츠에서 긴 연승이 끊긴 뒤 연패가 이어지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리던 기업은행으로선 큰 위기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향후 일정이 기업은행 입장에선 '가혹'하다고 할 만하다.
정관장전 이후 4일의 휴식이 있지만, 이어지는 경기가 12월 5일 흥국생명 원정 경기다. 흥국생명은 현재까지 개막 후 10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1라운드 맞대결에서도 0-3의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흥국생명전을 치른 뒤 단 이틀만 쉰 다음에는 안방에서 2위 현대건설을 상대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으로, 올 시즌도 우승 후보로 꼽히며 흥국생명과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기업은행은 1라운드에서 현대건설에 1-3으로 패했고, 2라운드에선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기분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패한 현대건설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어 13일엔 또다시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1·2위 팀을 9일 사이에 3번이나 맞닥뜨리는 일정이다.
연승이 끊긴 기업은행으로선 최악의 경우 이 일정에서 4연패까지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3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일단 김호철 감독은 상대 팀이 누구인지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력을 내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김 감독은 정관장전 패배 후 "일단 선수들을 편안하게 쉬게 해줄 생각"이라면서 "지금 시점에선 '어떻게 하자'라고 말한다고 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시즌 최대 고비를 맞이한 기업은행이지만, 12월에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바로 김희진과 이소영이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희진과 이소영은 팀의 주력 선수지만 올 시즌 부상 여파로 교체로만 출전하고 있다. 이들은 12월 중 정상적인 출격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 감독은 "(김)희진이는 80% 정도 올라왔다"면서 "연습은 소화하는데, 아직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어서 바로 출전시키지는 않고 있다. 팬들이 만족할 만한 좋은 컨디션이 될 때까지 아껴두고 있다"고 했다.
또 "(이)소영이도 많이좋아졌다. 다쳤을 때 6~8주 정도 공백이 예상됐는데, 복귀가 좀 더 당겨질 수도 있다. 트레이너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