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가 어느덧 2라운드에 접어든 가운데, 여자부는 지난 시즌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기도 했던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다시 한 번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개막 후 아직까지도 패배가 없다. 모든 팀들을 쓰러뜨리며 7연승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는 덕분이다. 컵대회까지만 해도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며 우려를 자아냈던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는 압도적인 사이드 블로킹 능력을 앞세워 충분히 제몫을 하고 있다. 공격력 역시 컵대회 때보다 확실히 나아진 모습이고, 수비 감각 역시 외국인 선수치고는 상당히 준수한 편이다. 빠른 교체를 통해 팀에 합류한 아시아쿼터 자원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 역시 활발한 움직임과 넘치는 에너지로 전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라운드 MVP를 차지한 김연경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가끔은 체력적인 문제가 있어 보이는 장면도 나오지만, 결국 경기와 라운드가 끝난 뒤 돌아보면 김연경이 만들어내는 기록과 결과는 언제나 인상적이다. 여기에 김연경의 대각에 나서는 정윤주와 김다은의 성장까지 더해지면서, 흥국생명의 고공 행진은 끝날 줄을 모르고 있다.
그런가하면 현대건설은 여자부 개막전이었던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 패한 이후로 절치부심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7연승을 질주하며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시즌 개막 전부터 팀의 최대 무기로 손꼽혔던 조직력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는 하이볼 처리를,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기술적인 공격을, 정지윤은 과감한 강타를 구사하며 각자의 색깔을 살려가고 있다. 양효진은 다소 불안했던 시즌 초반 폼을 대폭 끌어올렸고, 이다현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 기세로 공격-블로킹 양면에서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들 모두를 활용하는 김다인의 경기 운영과 뒤를 받치는 김연견의 수비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현대건설의 핵심 교체 자원인 한미르-고예림-이영주의 좋은 경기력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적재적소에 투입돼 자신의 역할을 실수 없이 소화하며 알짜배기 자원으로 활약하는 중이다. 그야말로 톱니바퀴가 모두 완벽하게 맞물리며 지난 시즌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는 현대건설이다.
마침내 오는 24일 드디어 두 팀이 2라운드 맞대결을 갖는다. 두 팀의 맞대결 전에 흥국생명은 정관장을,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을 만난다. 만약 각각 해당 경기를 승리한 채로 일요일 경기를 치르게 된다면 이 경기는 2라운드의 단연 가장 주목받는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과연 양강 체제가 굳어져가는 흐름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자리를 선점할 팀은 누가 될까.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