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매직'을 만들기 위해 마지막 한 관문이 남았다. 그 상대는 동남아시아 최강팀 태국이다.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이 이끄는 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30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에 있는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전기컵 준결승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1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원정 1차전에서 1-2 충격 패를 당했던 태국은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귀화 및 혼혈 선수들로 구성된 필리핀에게 고전했지만, 태국은 연장 후반 터진 수파낫 무에안타의 결승 골을 앞세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태국은 15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역대 최다 우승팀(7회)이다. 앞서 2020년, 2022년 대회를 연속 우승한 태국은 당시 알렉산드레 푈킹 감독이 2연패를 달성한 뒤, 이시이 감독 체제로 다시 결승에 진출했다.
태국은 이시이 감독 체제에서 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2차 예선에 한 조에 묶였고 한국 원정에서 무에안타의 동점 골로 1-1 무승부를 거두는 등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태국의 결승 상대는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준결승에서 싱가포르를 만나 1, 2차전 합계 5-1로 승리하며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동남아 최고의 축구 대회인 AFF컵에선 한국인 감독이 4회 연속 결승 무대를 밟는 진기록이 수립됐다. 앞서 2018년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 2020년 대회에서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 2022년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이 결승전 벤치에 앉았다.
직전 대회에서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체제로 결승에 올랐지만, 푈킹 감독의 태국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베트남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일본을 16강으로 이끈 필립 트루시에 감독을 선임했지만,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부진했고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자 그를 경질했다.
김 감독은 지난 5월 베트남에 부임해 팀을 빠르게 재정비했다. 여기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브라질 공격수 하파엘손이 베트남으로 귀화해 시민권을 얻어 '응우옌 쑤언손'이란 이름으로 출전해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김 감독의 베트남은 B조에서 필리핀전 1-1 무승부를 제외하고 전 경기 승리하며 조 선두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싱가포르와 준결승도 5골을 넣는 동안 1실점만 하면서 탄탄한 공수 밸런스를 자랑했다.
이번 싱가포르전 승리로 김 감독은 지난 5월 베트남 대표팀에 부임할 때 베트남축구협회가 요구했던 AFF컵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확정했다.
김 감독은 싱가포르와 2차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우리를 응원하러 온 팬들에게 감사하다. 그들의 에너지가 오늘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며 "우리는 6경기를 치렀고,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전략과 지시에 따라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선수들은 땀과 눈물, 심지어 피까지 흘렸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태국과 필리핀 중 결승 진출 팀이 결정되지 않았던 상태에서 결승전을 앞두고는 ""태국이든 필리핀이든 베트남은 결승전을 위해 최고의 전략으로 준비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누구를 만나든 승리하는 것이다. 상대를 면밀히 분석하고 철저히 준비해 우리의 저력을 발휘해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베트남이 먼저 1차전을 홈에서 치른다. 오는 1월 2일 오후 10시 베트남 비엣찌에 있는 푸토 경기장에서 결승 1차전을 치르고 3일 뒤인 5일 같은 시각,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결승 2차전을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