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 축구. 그러나 기대 이하의 경기력과 결과로 팬들을 비롯한 분노한 국민적 여론은 연말까지 식지 않은 채 연말을,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2024년 한국 축구는 월드컵을 치른 지 1년이 조금 지난 1월부터 빅이벤트를 맞이했다.
특히 1960년 대회 이후 64년 만에 정상 등극을 노렸던 한국은 손흥민을 필두로 이강인, 김민재 등 이른바 '황금세대'를 앞세워 호기롭게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섰다.
하지만 선임되기 전부터 전략과 전술이 부족하다고 비판 받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삐걱대면서 불안하게 대회를 출발했다.
한국은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꺾으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 요르단과 2-2 무승부에 그친 데 이어 3차전에서는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던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기면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토너먼트에 진출하고도 보완된 구석 없이 그대로 경기를 치른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맞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치러 8강에 올랐고, 호주와의 결전에서도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뚜렷한 전술과 전략 없이 선수들의 기량에만 기댄 클린스만의 '해줘 축구'는 거기까지였다.
조별 예선에서 한 차례 만나 2-2로 비겼던 한국은 요르단에 유효 슈팅 1개 없이 무기력하게 0-2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이 무산된 채 선수들은 짐을 싸야 했다.
대회 내내 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우승 도전이 무산되자 팬들을 넘어 전국민적인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고, '그런 감독을 왜 뽑았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대한축구협회는 고개를 숙이기 전 해외 언론을 통해 터진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설을 빠르게 인정하면서 화살을 돌렸다.
이후에도 성난 민심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축구협회는 계약 기간이 남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는 선에서 급한 불을 끄려고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불탔던 여론은 다시금 타올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에서 패하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이어 비판을 받게 된 축구협회는 연령별 대표팀과 여자대표팀의 국제대회 호성적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여자축구대표팀은 월드컵 조별예선 탈락하면서 기대는 무산됐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 했던가. 클린스만 경질 이후 수 개월을 끌었던 감독 선임을 놓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은 끝에 축구협회는 울산 HD를 지도하며 시즌을 치르던 홍명보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스스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결국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직을 수락했지만 팬들의 비판과 선임 과정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자 정치권까지 의문을 품었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이 국회에 불려가기도 했다.
사그라들지 않은 비판 속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이어간 홍명보호는 무패(4승 2무) 행진하며 본선 진출 가능성을 크게 키웠다.
그럼에도 홍 감독 역시 '플랜 B'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하면서 남은 월드컵 예선 등 앞으로의 행보를 앞두고 숙제를 남겼다.
지난해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을 시작으로 아시안컵 부진, 올림픽 본선 진출 무산, 감독 선임 논란 등으로 2024년 쉴 새 없이 축구협회 수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정몽규 회장은 4선 도전을 선택했다.
정 회장은 지난 19일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는 지난 12년간 많은 분들과 같이 고민해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들었다"고 4연임 도전 이유를 밝혔다.
팬들과 축구계, 정치권까지 작년부터 올해까지 쓴 소리를 가하고 있지만, 결국 '나만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연임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진행되는 차기 축구협회장 투표와 결과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향후 한국 축구가 어떻게 굴러갈 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MHN스포츠 DB, 연합뉴스<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