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각각 3선과 4선 도전을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체육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장은 각종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지배되고 있다.
이기흥 회장은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회장 직무 정지를 당하고 수사 대상에 오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체육회장직을 유지하기 위해 연임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일종의 '벼랑 끝 전술'로 해석될 수 있다. 체육계 내에서의 연임이 그에게는 사법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는 "이 회장이 당선을 도와줬던 경기단체장 및 시도체육회장과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고, 그들로부터 주로 의견을 듣기 때문에 출마 포기를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몽규 회장은 축구협회장을 현대가의 가업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국제 무대에서의 활동을 통해 기업가로서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복귀했으며, FIFA 평의회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 계열의 남녀 구단 4개를 보유하고 있어 탄탄한 지지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그가 연임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두 회장의 출마 의지는 단순한 권력욕을 넘어서, 자신들의 위치를 유지함으로써 얻는 명예와 권한, 그리고 사적 이익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이기흥 회장은 한국 체육의 예산을 총괄하며, 축구협회장 또한 FIFA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직책은 국제 스포츠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특히, 이기흥 회장은 지난해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되어 활동 중이며, IOC 위원으로서의 특혜는 그가 재임을 원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정몽규 회장 역시 AFC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제적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
결국 이기흥과 정몽규 두 회장은 서로 다른 이유로 회장직에 도전하고 있지만, 그들의 출마는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와 개인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복잡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적인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가진 권한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출마를 강행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