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성산동, 고성환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과 협회장 출마를 선언한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짧은 인사를 나눴다.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는 30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걸고 맞붙고 있다. 사상 최초로 코리아컵 결승에서 펼쳐지는 '동해안 더비'다.
'K리그1 3연속 챔피언' 울산은 코리아컵까지 제패하고 구단 역사상 최초 더블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통산 우승 1회(2017년)를 기록 중인 울산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7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동시에 2013년 포항, 2020년 전북에 이어 K리그와 코리아컵을 나란히 우승한 역대 3번째 팀이 된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대회 2연패와 함께 최다 우승 '단독 1위' 타이틀을 꿈꾼다. 포항은 지난 시즌 결승에서 전북을 꺾고 결승에 오르며 통산 5회 우승(1996, 2008, 2012, 2013, 2023)을 달성했다. 이는 전북, 수원삼성과 함께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 포항이 올해에도 정상에 오른다면 유일한 최다 우승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킥오프를 앞두고 정몽규 회장과 허정무 전 이사장이 마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나란히 차기 KFA 협회장 선거에 나서는 두 후보가 만난 것.
정몽규 회장이 피치 위에서 양 팀 선수들을 격려한 뒤 VIP석으로 올라왔다. 그러자 먼저 앉아있던 허정무 전 이사장이 일어나 다가갔고, 정몽규 회장과 가볍게 악수했다. 둘은 살짝 미소를 지은 뒤 각자 자리로 돌아가 착석했다.
허정무 전 이사장은 지난 25일 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흔들리고 추락하는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라며 "모두가 KFA의 환골탈태를 바라면서도 거대한 장벽 앞에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갈 등하는 현실을 지켜보며 한없이 괴롭고 부끄러웠다.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몽규 회장도 4전 도전 의사를 밝혔다. 축구계에 따르면 그는 내달 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연임 심사서와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몽규 회장은 29일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아직 이런저런 절차가 남아있다. 추후 정리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라며 연임 의지를 암시했다. 정몽규 회장의 3번째 임기는 내년 1월 21일에 끝난다.
그러자 허정무 전 이사장은 곧바로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은 그 자체로 축구계의 큰 불행"이라며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축구가 개혁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이다. 수많은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은 축구협회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태어나고, 공정과 상식, 원칙을 되찾길 바라고 있다"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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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