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용인, 조용운 기자] 광주FC가 아시아 무대 첫 출전에도 출중한 결과를 내고 있다. 실력으로 장식한 3연승 행진에 당당한 포부를 보여줬다.

광주는 22일 오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끝난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 최강 조호르 다룰 탁짐을 3-1로 제압했다.

광주가 아시아 최고의 팀들이 모인 곳에서 가장 빛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3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전승을 거두고 있는 건 광주가 유일하다. 초반 두 경기에서 일본의 강호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격파한 광주는 K리그와 악연인 조호르까지 무너뜨리면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광주는 ACLE를 처음 경험한다. 구단 규모가 작아 K리그에서도 중심축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그런데 독한 전술가 이정효 감독의 지도 아래 경험하지 못한 질주를 하고 있다. 지난해 K리그1에서 돌풍을 앞세워 역사상 처음으로 ACLE에 오른 데 이어 3연승으로 아시아도 점차 지배해 나가고 있다.

이정효 감독도 초반 깜짝 연승 행진에 "지금까지는 나름 광주가 선진적인 축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ACLE는 내게도 도전이다. 광주가 아시아에서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했는데 좋은 방향으로 잘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자부심을 표했다.

이날도 광주는 홈 이점을 누리지 못하는 가운데 조호르에 3골을 폭발했다.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 개최마저 불가능해 230km나 떨어진 용인에서 급히 조호르전을 치렀다. 상대팀 못지않게 미르스타디움의 환경과 잔디가 낯설었다.

그런데도 광주는 짜임새 있는 움직임으로 2골을 터뜨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리드를 확실하게 잡은 뒤에는 광주가 자랑하던 빌드업 축구와 거리가 멀긴 했지만 이기는 방식을 완성한 건 칭찬할 대목이다. 또, 수세에 몰리면서도 마지막 방점을 찍은 세 번째 득점도 광주이기에 가능했던 시나리오다.

이정효 감독도 "항상 과정에 집중하라고 말하는데 결과를 지키려고 했던 건 아쉽다. 물론 선수들은 쥐어짜고 있다. 2-0이 된 이후에 느슨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K리그 일정이 있었고, 용인으로 이동도 했기에 체력을 고려했을 때 힘들었을 것"이라고 이해했다.

다만 "빌드업으로 만들어가는 축구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롱볼 축구를 하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 축구하자 제발 좀, 부탁한다'라고 외쳤다"는 부분에서 광주는 ACLE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들의 축구를 펼칠 만한 단계에 도달한 걸 암시했다.

광주의 철학을 승리로 귀결시키는 힘은 에이스 아사니의 결정력이다. 요코하마전에서 해트트릭, 가와사키를 상대로도 결승골을 넣었던 아사니는 이날도 전반 3분과 6분에 걸쳐 2골을 뽑아냈다. 경기 막바지 세 번째 자책골도 날카로운 크로스로 허율의 헤더를 유도한 게 컸다.

3경기 6골로 남다른 개인 기록을 쓰는 아사니이지만, 광주와 함께이기에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아사니는 "매 경기가 중요하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좋은 능력을 보여주려고 한다"면서 "감독님이 항상 경기를 즐기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좋은 경기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시아에 광주의 축구를 알리고 있어 더욱 뜻깊다. 아사니는 "팀원들도 같을 텐데 굳이 내가 아니라 다른 선수가 골을 넣어도 똑같이 기쁘다. 팀으로 준비하기에 어떤 방법으로든 팀이 이기는데 도움만 되면 좋다"며 "광주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어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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