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을 기다렸어요.”

5년 4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은 이승우(26·전북)가 이라크전 활약을 다짐했다.

이승우는 13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진짜 이 시간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55)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4차전에서 이라크와 맞붙는다.

지난 10일 요르단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한 B조 1위 한국이 2위인 이라크(이상 2승1무)까지 꺾는다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18개국이 3개조로 나뉘어 진행되는 3차예선은 각 조의 1~2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인 이승우는 2019년 6월 이란과 평가전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승우는 요르단전에서 다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이 대표팀에서 빠지면서 대체 선수로 팀 동료인 문선민(전북)과 함께 발탁됐다. 11일 대체 발탁 소식을 들은 이승우는 12일 문선민과 함께 KTX를 타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승우는 “티켓이 없어 입석으로 왔다. 맨 뒤 칸에서 (캐리어 가방 위에) 쪼그려 앉아서 와서 (팬들이 날 알아)보지 못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 뽑힌지) 이렇게 오래된 줄 나도 몰랐다. 대표팀 유니폼도 많이 바뀌었고, 트레이닝복도 달라져 새롭다. 선수들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옷이나 스태프, 그런 환경적인 부분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우가 이라크전에 뛴다면 1953일 만에 A매치에 나서게 된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승우는 아직 월드컵 무대는 생각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훈련을 하며 내 몸을 만들었다”면서 “이 특별한 곳에,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서 왔다”며 미소 지었다.

이승우의 조심스러운 입장은 왼쪽 날개의 부재 속에서도 여전히 막강한 대표팀 2선 라인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이재성, 홍현석(이상 마인츠), 배준호(스토크시티) 등이 그의 라이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우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우는 “(출전 기회를 받는다면) 그냥 최선을 다하고 싶다. 너무 오랜만에 왔고 진짜 이 시간만을 기다려왔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