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부서울청사, 조은혜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공직유관단체인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의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이 모두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공직유관단체인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고 2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최종 감사 결과는 10월 말에 공개할 예정이지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감사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현안질의를 진행할 정도로 국민 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이번에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독부처로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29일부터 ▲클린스만,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왔다.
축구협회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모두 준수하였다고 하였으나, 문체부는 "특정감사 결과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부적정한 감독 선임 문제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에는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 최종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한 2차(최종) 면접을 전력강화위원장이 아닌 회장이 직접 진행했으며 이사회 선임 절차도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2조에 따라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 그런데 문체부에 따르면 축구협회와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2023년 1월,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에이전트를 선임해 후보자 20여 명에 대한 접촉을 진행하는 등 처음부터 전력강화위원들을 배제한 채 선임 절차를 추진했다.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6명)은 첫 번째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해 주도록 축구협회로부터 요청받았다. 또한 감독 후보자 에 대한 면접과정을 살펴보면, 1차 면접은 전력강화위원장이, 2차 면접은 회장이 진행했고,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은 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과 의 계약이 체결된 이후, 두 번째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그 결과를 통보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울러 축구협회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선임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때도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의 추천이 있었고, 홍명보 감독의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감독을 내정하고 발표한 후 이사회 선임 절차는 형식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성원이 아닌 축구협회 기술 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총괄이사(Technical Director/TD)로서 감독 추천 권한이 없음에도, 회장과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받았다는 이유로 감독 후보자 3인에 대한 대면 면접을 진행한 후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1순위: 홍명보 감독, 2순위: 감독 후보자 A, 3순위: 감독 후보자 B)하여 보고하였다.
그런데 7월 5일에 있었던 기술총괄이사와 홍명보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과정은 사전 인터뷰 질문지 없이, 참관인 없이 기술총괄이사 단독으로,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 요청하는 등 다른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상황과는 달랐다.
또한, 당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하 정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하기 전인 6월 27일, 감독 후보자 3명에 대한 추천 우선순위(1순위:
홍명보 감독, 2순위: 감독 후보자 B, 3순위: 감독 후보자 A)를 회장에게 보고하였는데, 그 당시 정 위원장은 홍명보 감독과는 어떠한 면접도 진행 하지 않은 채 1순위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나머지 감독 후보자 2명과는 비대면 면접을 진행했다.
축구협회는 7월 6일 오전,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직 수락 의사를 밝히자, 7월 6일~7일, 축구협회 행정지원팀에서 연봉 등 계약 조건 협상 및 계약서 작성을 진행하였으며, 7월 8일 기술총괄이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홍명보 감독 내정 사실을 발표하고, 7월 10일~12일 이사회 서면결의를 거쳐 홍명보 감독을 정식 선임, 7월 15일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이사 중 일부는 '이사회 서면결의가 단순 요식행위에 가부 판정으로 의견을 낸다는 것에 유감'이라는 의견을 냈고, 정식 이사회 회부 요청'도 있었으나, 의결정족수(재적이사 26명 중 23명 참가, 23명 참가 중 21명 찬성, 1명 반대, 1명 정식 이사회 회부 요청)에 따라 홍명보 감독 선임 안건이 최종 의결되었다.
축구협회가 허위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하고, 내용이 거짓임이 드러나자 말을 바꾼 부분도 지적했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의 절차적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자 7월 22일 보도설명자료 등을 통해 기술총괄이사는 6월 30일에 진행됐던 전력강화위원회 온라인 임시회의에서 참석한 위원 5명으로부터 감독 후보자 3명 면담→협상→감독 내정 후 이사회 추천'의 후속 절차 진행에 대한 동의를 받고 홍명보 감독을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감사 과정에서 관련 영상회의록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기술 총괄이사가 6월 30일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로부터 감독 추천 최종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축구협회는 9월 29일 질문서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6월 30일 임시회의는 감독 결정 권한을 특정인 에게 위임할 수 있는 정식적인 회의로 인정할 아무런 규정상 근거가 없으며, 감독 선임에 대한 전력강화위원회의 기능은 이미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때 정OO 위원장에게 감독 추천 권한을 위임하는 것으로 이미 종료 된 것이라며 입장을 번복하였다.
축구협회는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 권한이 있었다는 근거로, 제 10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감독 추천 전권을 위임받은 정 위원장이 6월 28일 사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최종 후보자들에 대한 대면 협상 진행 및 이사회 추천 등을 축구협회가 대신하여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축구협회는 정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해당 역할을 기술총괄이사에게 맡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체부는 "감사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이와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던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설사 정 위원장이 본인의 권한을 축구협회에 위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하더라도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정 위원장에 게 축구협회에 재위임할 권한까지 위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따 라서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 권한이 있었다는 축구협회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짚었다.
한편, 문체부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이번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특정감사 결과 지적 사항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 사항을 제외하고는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서를 통해 의견을 제시했다.
문체부는 이날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대부분의 감사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보내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타당한 근거나 객관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문체부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의 절차적 문제뿐만 아니라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지도자 자격관리 등 다른 주요 사업에 대해서도 특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축구협회의 부적정한 행정처리와 불합리한 업무 관행 및 제도개선 사항 등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10월 말에 공개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