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무면허 전동 킥보드 탑승 논란에 휩싸인 제시 린가드(FC서울)가 경찰 조사를 받고 범칙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린가드가 전날 저녁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전동 킥보드 운전에 대해 진술했다.
경찰은 린가드의 진술과 그가 올린 동영상 등을 토대로 그에게 무면허 운전과 안전모 미착용, 승차정원 위반, 역주행 혐의 등을 적용해 총 19만원의 범칙금 부과 통고 처분을 내렸다.
앞서 강남경찰서는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무면허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탄 의혹을 받고 있는 린가드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린가드가 자신의 SNS에 관련 사진을 올린 것을 보고 내사에 들어갔다 해당 사진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PM) 규정상 전동 킥보드는 이륜차량에 해당해 만 16세 이상이 취득 가능한 '원동기 장치 자전거 면허'를 소지한 사람만이 운전할 수 있다. 면허 없이 운전할 경우 범칙금 10만원이 부과된다. 안전모 미착용 시 범칙금은 2만원, 두 명 이상 탑승 시에는 범칙금 4만을 내야 한다.
린가드는 지난해 9월 영국에서 음주 운전으로 벌금과 함께 18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받아 무면허 운전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논란이 일자, 린가드는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여러분 이전 영상은 미안하다. 난 영국 외 다른 국가들이 전동 킥보드 탑승에 다른 규정이 있다는 걸 말이다. 이것과 상관없이, 안전히 지내고 규정을 알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영상으로도 다시 한번 해당 사안에 대해 설명하고 사과했다. 린가드는 "나는 어제 전동 킥보드를 몇 분 동안 탔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헬멧을 착용해야 하고 면허가 있어야 전동 킥보드를 운전할 수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오게 되는 외국인들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규칙을 잘 확인해야 한다. 안전이 최우선이다"라며 "나는 앞으로 이런 행동을 절대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린가드 범칙금에 대한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기도 한다.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대수롭지 않게 타고 다니는데, 그들이 모두 원동기 면허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여론이 린가드 사건 이후 흘러나오고 있다.
린가드는 올해 초 FC서울에 입단하며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인 그는 2014년부터 맨유에서 활약을 시작해 잠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임대를 거쳐 2022년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노팅엄에서 부진한 그는 지난해 여름을 끝으로 FA신분이 됐고 팀을 찾던 도중 서울과 손을 잡았다.
K리그 41년 역사상 최고의 네임밸류를 가지고 있는 선수가 K리그에 진출하자 국내 축구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서울 유니폼을 입은 린가드는 올 시즌 K리그에서 18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 중이다. 공격포인트는 그리 많지 않지만, 프리미어리거다운 번뜩이는 플레이와 개성 있는 골 세리머니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린가드는 한국에서의 생활에 만족해하고 있다. 김기동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빠르게 선수단 내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된 그는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현재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선수단 밖의 생활을 종종 인스타그램으로 공유하는 그는 서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한국을 즐기는 중이다.
지난달 말엔 린가드의 딸 호프가 서울을 찾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린가드는 지난달 25일 강원FC와의 경기 후 "내 딸이 한국을 굉장히 좋아했다. (영국으로) 가는 날 돌아가기 싫다고 했다"라며 "가족들과 오랫동안 떨어진 건 처음이라 힘든 부분이 있다. 딸과 마지막으로 만난 게 3월인데 이번에 좋은 경험을 했고, 딸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린가드가 가세한 서울은 현지 리그 5위에 위치해 있다.
지난 14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2024 하나은행 K리그1 30라운드에서 린가드의 리그 4호 골이 터졌지만 2-3으로 패했던 서울은 오는 21일 오후 7시 대구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대구FC와 31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린가드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