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답이 될 수 없다… 수원 떠난 손준호, 명쾌한 해명 없이는 복귀도 없다

입력
2024.09.13 20:11
수정
2024.09.13 20:11
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수원FC)가 11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눈물 대신, 정확한 설명이 필요한 때다.

프로축구 수원FC가 중국프로축구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손준호와 13일 상호합의 아래 계약을 해지했다.

수원FC의 최순호 단장은 이날 구단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한 시즌을 열심히 달려온 선수단과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경기 외적인 혼란을 더 이상 드릴 수 없다는 판단 중에 손준호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이를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한다”고 전했다.

갈수록 깊어지는 승부조작 의혹으로 동료들과 팬들을 향해 심적인 부담감을 느낀 손준호가 먼저 결단을 내린 셈이다.

수원FC 유니폼을 입기까지도 정말 힘들었다. 중국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에서 활약했던 그는 지난해 5월 '비(非) 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중국 공안에 형사 구류됐고, 약 10개월간 구금된 끝에 지난 3월 석방돼 한국에 돌아왔다.

승부조작 가담, 산둥 이적 과정에서의 금품 수수 등 의혹이 끊임없이 불거졌다. 하지만 손준호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고, 중국에서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도 함구했다. 이후 국내 복귀를 타진한 끝에 K5리그 건융FC를 거쳐 지난 6월 수원FC에 입단을 알리며 K리그1 복귀에 성공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었다.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가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그에게 영구제명 징계를 내린 것.

이 내용은 역시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지됐다. FIFA가 징계위원회를 통해 이를 검토하고 회원국에 징계 내용을 전달하게 되면, 손준호는 어느 나라에서도 선수로 활동할 수 없다.

다음 날인 11일 기자회견을 연 손준호는 눈물까지 흘리며 결백을 호소했다. “중국 활동 당시 동료 선수에게 20만 위안(약 3700만원)은 받았지만, 그 이유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 해명의 골자였다. 승부조작 혐의는 손사래를 치고, 금품 수수 혐의만 인정했다.

명쾌한 설명은 되지 못했다. 중국 법원은 그의 승부조작 혐의에 고개를 끄덕이며 징계를 내렸기 때문. 연합뉴스에 따르면 손준호 측이 중국 법원의 유죄 판결문 열람을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의혹은 갈수록 깊어질 따름이다.

물음표 투성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그의 눈물 젖은 호소는 그저 불리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은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원FC와의 인연도 마무리 된 상황, 이대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면, 그리고 정말 억울한 게 있다면 확실한 대처로 자신의 선수생명을 지켜야할 때다. 손준호의 향후 행보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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