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가 7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동안 가장 고생한 KIA 불펜 투수들 가운데서도 전상현과 정해영의 활약상은 더욱 빛났다. 임시 마무리 보직을 맡기도 하면서 셋업맨 역할을 충실히 소화한 전상현과 팀 최연소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는 정해영이 있기에 한국시리즈 호랑이 불펜도 든든하게 느껴진다.
KIA는 올 시즌 83승 2무 52패를 기록하면서 정규시즌 1위 자리를 확정했다. 올 시즌 개막 선발 투수 5명 가운데 4명이 시즌 중간 차례대로 이탈하는 악재가 나왔지만, KIA는 막강한 팀 타선 화력과 풍부한 불펜 뎁스로 정규시즌 레이스에서 압승을 거뒀다.
KIA 팀 불펜진은 올 시즌 리그 팀 평균자책 2위(4.74), 팀 세이브 1위(43세이브), 팀 홀드 2위(85홀드), 팀 구원승 1위(34승)를 기록했다. 그 중심에는 정해영과 전상현이 있었다.
정해영은 올 시즌 50경기(48.1이닝)에 등판해 2승 3패 30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2.61, 48탈삼진, 15볼넷, WHIP 1.26으로 2년 만에 시즌 30세이브 고지와 함께 KBO리그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까지 달성했다. 전반기 막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던 정해영은 후반기 다시 돌아와 팀 마무리 자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 뒤 정해영은 구단을 통해 "이제 프로 데뷔 5년 차인데 남들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한 번도 경험하기 힘든 정규시즌 우승을 빠른 시기에 경험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막상 해보니 왜 우승하기 위해 모든 선수가 그렇게 노력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만 같다. 할 수만 있다면 매 시즌 하고 싶은 기분"이라며 기뻐했다.
이어 정해영은 "지난 시즌 기복이 심했었는데 올 시즌만큼은 초반부터 확실하게 하자는 목표가 있었다. 덕분에 최연소 100세이브라는 기록과 30세이브도 달성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개인 기록도 팀이 1위를 하는 상황에서 달성했기에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기록으로 팀 우승에 보탬이 됐다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지점도 분명히 있는 시즌이기에 내년엔 더 착실히 준비해서 풀 타임 시즌을 소화하겠다. 다가오는 한국시리즈에서는 무조건 올라가면 막겠다는 생각뿐이다. 어느 상황에서든 팀이 나를 필요로 하는 순간이 되면 어떻게든 팀 승리를 지킬 것"이라며 굳게 다짐했다.
정해영이 이탈했을 때 임시 마무리 보직을 맡았던 전상현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전상현은 64경기(64.2이닝)에 등판해 10승 4패 7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 4.04, 54탈삼진, 20볼넷, WHIP 1.13으로 팀 핵심 불펜다운 성적을 올렸다. 만약 남은 7경기에서 3홀드를 추가한다면 데뷔 첫 시즌 20홀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전상현도 정규시즌 우승 확정 뒤 "아직 한국시리즈가 남긴 했지만, 정규시즌 우승을 데뷔 뒤 처음 해보는 것이라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올 시즌 불펜 투수로 시작해서 중간에 마무리 역할도 잠깐 했었고, 다시 중간 투수로 돌아왔지만 그게 힘들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시즌 초반 안 좋은 모습을 보여서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던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그때 조금 잘 막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라며 자책했다.
이어 전상현은 "그래도 그때 경험이 올 시즌 더 마음을 독하게 먹게 된 계기가 됐다. 시즌은 길기에 마운드에서 어떻게든 만회해 팀 승리에 도움이 되자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한 것도 나에게 큰 경험이었다. 초반 힘든 시기 때 기술·멘탈적인 부분에서 정재훈·이동걸 코치님께 큰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감독님도 끝까지 나를 믿고 써주셨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한 시즌을 끝까지 소화할 수 있게 컨디션 관리를 잘해준 트레이너 파트에도 감사하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전상현은 "초·중·고 시절 우승을 경험했지만, 프로에서 우승은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그래서 시즌을 치르며 순위표를 볼 때마다 신기했다. 물론 여기서 만족할 게 아니라 꼭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시리즈에서 KIA 필승 듀오 전상현과 정해영의 임무는 단연 막중하다. 한국시리즈를 두 차례 경험한 양현종은 정규시즌 우승 뒤 "올 시즌 우리 팀 불펜 투수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한국시리즈도 불펜 싸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과연 전상현과 정해영이 한국시리즈에서 든든한 뒷문 단속으로 'V12'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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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